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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가 지난 7월 12일 오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1도크를 점거 농성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 (대우조선해양 파업 때) 옥포조선소 1도크에서 건조하고 있던 선박을 점거할 줄 몰랐다. 이로 인해 생산 공정이 한 달 넘게 중단되면서 손실이 어마어마하지 않았나. 이를 규제하는 법안 마련이 시급하다. (조선업계 A 관계자)
# 차라리 ‘일하지 않겠다’고 하고 손을 놔버리면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사업장 등을 점거해 버리며 작업을 진행할 수 없다. 결국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직원들조차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거래처에도 피해로 돌아간다. (철강업계 B 관계자)
기업들이 노조의 불법 부당노동행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우리나라 노조관련 법안이 미국과 유럽(프랑스·독일·영국) 등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일부 허용하는 부분이 넓다 보니, 파업으로 인한 기업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어지는 일부 산업계의 쟁의 행위에 기업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노동자 파업으로 손실이 발생하면서 실적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업들은 일부 노동자의 파업으로 중단된 업무를 이어가고 싶어도 법적으로 신규 채용이나 도급, 파견 등 대체근로를 금지하고 있어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에도 조선 및 철강업계 노조가 파업을 예고하거나 진행하는 상태다.
최근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 노조는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두고 사측과 동시 파업을 예고하며 사측에 제동을 걸었다. 동시 파업 일정은 오는 11월 중순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달 26일 파업 찬반투표에서 찬성표가 94.03%를 차지해 파업을 가결했으며 현대미포조선 노조와 현대삼호중공업 노조도 파업을 가결했다.
현대제철도 지난달 노조의 게릴라 파업이 시작됐다. 특히 당진제철소의 경우 노조 파업에 공장 가동 중단도 빈번한 상태다. 자연스럽게 열연 1·2 공장이 정상 가동이 어려워짐에 따라 철강제품 수급난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하청노조의 51일 간 선박 점거 파업을 이어가는 바람에 생산 공정이 한 달 넘게 중단된 바 있다. 그 결과 피해액만 8165억원 규모로 추산됐다.
문제는 노조의 부당쟁의에도 사측으로선 손 쓸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주요국(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과 달리 사용자가 노동자 파업으로 인해 중단된 업무를 대체할 신규 채용, 도급, 파견 등 대체근로를 금지하고 있다.
또 미국·독일·프랑스·영국은 쟁의행위시 직장점거를 위법으로 금지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부분·병존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는 파업 중 대체근로도 금지하면서 노조의 직장점거도 허용하다 보니, 파업으로 인한 기업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비종사근로자의 사업장 출입도 가능하다.
아울러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사용자만을 가해자로 간주, 부당노동행위시 형사 처벌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업의 불필요한 손실을 막기 위해선 국제적 기준에 맞는 노동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파업시 노조가 행사할 수 있는 권리는 다양하지만, 사용자의 권리는 미흡한 편"이라고 지적하며 "부당노동행위 규정이 노사 모두에게 적용되고, 형사처벌을 다른 나라들처럼 폐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불법 노동행위로 인한 산업피해 최소화를 위해 과거의 경직적·획일적 노동법에서 벗어나 현실에 적합하고 유연한 노동법이 필요하다"면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대체근로 허용 및 직장점거 금지 등 노동개혁이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