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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지난 1월 ‘CES 2022’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SK ICT 연합’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SK텔레콤(SKT)이 인공지능(AI) 서비스 컴퍼니인 SKT와 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로 분할 출범한 지 1주년을 맞이한다. 당시 회사를 이끌었던 박정호 SKT 부회장은 ‘주주가치 제고’를 분할의 가장 큰 목표로 내걸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시장 반응은 냉랭하다.
◇ "주주가치 극대화 하겠다더니"…분할 이후 합산 시총 6조원 증발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1월 1일 SKT에서 분할된 신설법인 SK스퀘어가 출범 첫 돌을 맞는다. 재출범 1년이 지난 지금 SKT의 선택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그리 녹록지 않다. 당시 회사를 이끌었던 박정호 SKT 부회장은 "회사 분할의 가장 큰 목적은 주주가치 극대화이며 분할 후 통신과 투자라는 명확한 아이덴티티로 빠른 성공 스토리를 써 나가겠다"며 분할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현재 SKT와 SK스퀘어 모두 주식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SKT의 주가는 주당 5만원을 오르내리며 1년 전(5만3400원) 대비 하락했고, 재상장 직후 6만~7만원 선을 오르내리던 SK스퀘어의 주가는 이날 기준 3만7000원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분할 이후 양사의 시가총액만 약 6조원 정도가 증발했다.
◇ IPO 일정 차질에 하이닉스 쇼크까지…SK스퀘어 "쉽지 않네"
금융 시장 불황 등을 고려하더라도 SK스퀘어의 성적은 뼈아프다. SK스퀘어의 자회사 IPO(기업공개) 연기, 반도체 불황으로 인한 핵심 자회사 SK하이닉스의 실적 하락 등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SK스퀘어는 연내 SK쉴더스와 원스토어의 IPO를 진행하고, 이어 11번가, 콘텐츠웨이브 등 후발주자들을 순차 상장해 회사 가치를 재평가 받겠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그러나 지난 5월 SK쉴더스에 이어 원스토어까지 상장을 연기하면서 이같은 청사진은 물거품이 됐다.
SK하이닉스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60.3% 감소하고, 4분기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하면서 SK스퀘어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낮추고 있다.
◇ 매출 전선 이상無… SK텔레콤 "기업가치 최우선"
SKT는 기업가치 제고를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전략이다. 유영상 SKT 대표는 지난달 자사 뉴스룸에 올린 칼럼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를 가장 큰 목표이자 우선순위로 두고,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자 한다"며 "아직 성장 여력이 충분히 남아 있는 유무선 사업을 탄탄하게 다져 나가는 동시에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 또한 찾아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CEO이자 한 사람의 주주로서 가진 고민을 해소하고, 1년 후에는 기업가치가 아닌 다른 고민을 말씀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고객과 주주, 시장의 관심과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응답하며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당초 SKT가 제시한 매출 목표에도 큰 수정은 없을 전망이다. 앞서 SKT는 2020년 약 15조원인 연간 매출액을 2025년 22조원으로 늘리겠다는 목표치를 제시했다. 증권가에서 추산하는 SK텔레콤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4% 이상 증가한 4조3800억원 선이다.
hsju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