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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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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침체에 국제유가 뚝뚝 떨어지는데…"올해 최소 95달러 전망?"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9.19 12:32
USA-OIL/SPR

▲원유 파이프(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세계 경제가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국제유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향후 글로벌 경기 전망 또한 비관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점도 유가 하락에 압박을 가하는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유가가 다시 상승할 수 입장을 내비치고 있어 유가 전망에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5.1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WTI 가격은 한 주간 1.94% 하락해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3주간 하락률은 8.54%에 달한다. 지난 6월 WTI 가격이 배럴당 120달러를 웃돌았던 점을 고려하면 가격이 약 3개월만에 30% 가까이 폭락한 것이다.

WTI와 비슷한 흐름을 보인 브렌트유 가격은 이날 배럴당 91.35달러에 거래를 마감하는 등 90달러선이 또 다시 위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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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WTI 가격추이(사진=네이버금융)

세계 주요 경제국들의 긴축 강도가 강화되면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된 것이 유가 폭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6월부터 2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근 발표된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계기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기준금리를 최소 0.75%포인트 올릴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에너지 위기에 직면한 유럽 역시 유럽중앙은행(ECB)의 전례 없는 고강도 긴축으로 침체에 직면할 위험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 전망 추이를 가늠하는 지표들도 갈수록 부정적이다.

19일 영국 해운조사기관 드류리에 따르면 40피트 컨테이너 운임이 지난 주 8% 폭락한 4941.91달러를 기록했다. 29주 연속으로 하락세를 이어왔던 운임이 5000달러선을 밑돌은 적은 2021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작년 동기대비 52% 가량 폭락했다.

5년 평균치인 3692달러보단 높지만 경기가 식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는 세계 무역 성장률이 앞으로도 둔화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지난달 전망한 바 있다.

WTO에 따르면 글로벌 무역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5.7%에서 올해 1분기에는 3.2%까지 내려왔다. 올해 전체 성장률은 3.0%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경기침체 전망과 관련해 로이터통신의 존 켐프는 최근 칼럼을 내고 "금융 지표들은 경기가 향후 6개월 이내 침체에 빠질 확율이 높아지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2022 글로벌 경제 전망’ 보고서를 내고 올해 경제성장률을 종전대비 0.5%포인트 하향 조정한 2.4%로 제시했다. 내년 성장률은 기존보다 1%포인트 내린 1.7%로 전망됐다. 피치는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과 영국은 연말에 경기가 침체에 빠지고 미국은 내년 중순에 완만한 침체가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글로벌 원유수요와 직결된 세계 경제성장이 앞으로도 계속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유가전망에 대한 낙관론을 고수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반영했지만 올해 석유수요 증가치를 각각 하루 310만 배럴, 200만 배럴로 제시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했던 2020년 전까지 연간 석유소비가 하루 120만 배럴에 달했던 점을 고려하면 석유 수요는 앞으로도 견고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IEA는 내년 석유수요 전망치를 올해보다 더 높은 하루 210만 배럴로 전망했다.

글로벌 금융권에서도 이와 비슷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여전히 따라가지 못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글로벌 원유수요가 하루 200만 배럴 증가할 수 있다고 지난달 예측했고 JP모건 또한 글로벌 원유 수요가 여전히 탄탄할 것이란 입장을 지난 주에 재확인했다.

스위스 대형 은행인 줄리어스 베어는 올해 브렌트유 평균 가격이 배럴당 95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는데 이는 금융권 전망치 중 가장 약세적이라고 로이터가 짚었다.

한편,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미국이 유럽의 에너지 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에너지 생산을 늘릴 것을 촉구했다.

맬패스 총재는 18일(현지시간) WA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에너지를 어디서 새로 확보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라며 "에너지를 가장 많이 공급할 수 있는 국가 중 하나는 세계 경제 1위 국가(미국)"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지도자들과 회의할 때마다 어떤 분야에서 생산을 확대할 기회가 있는지 찾아볼 것을 촉구하고 있다"며 "해결책의 일부는 생산량을 훨씬 늘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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