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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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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금리인상에 요동치는 전세시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9.15 10:03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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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


전세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이 도입된지 2년차가 되면서 전세매물 감소와 전세가격 상승을 우려했지만, 시장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2년전에 전세계약을 한 임차가구는 계약기간 2년이 도래되면서 일반 전월세시장으로 이동하던지, 아니면 살던 집 전세금을 집주인과 적당하게 협상해서 재계약 하던지 해야 한다.

지난 2년간 전세시장에서 벌어졌던 대혼란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혼란을 전망했었다. 큰 폭의 상승은 없겠지만 전세가격 상승세는 유지되고, 전세가구가 내 집 마련에 나서면 매매가격도 소폭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주택시장은 예상했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 이유가 뭘까. 시시각각 달라지고 있는 시장상황에 대한 원인 진단이 필요해 보인다.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동한 결과겠지만, 과격한 금리급등과 보증부월세시장의 존재, 그리고 최근 2~3년간 비상식적으로 높아져 버린 전세금이 큰 이유가 아닐까 한다.

금리는 매매가격보다 전세가격과 더 밀접한 관계가 있다. 연구원에서 2010년부터 2020년까지 금리변화와 주택가격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매매가격은 0.10. 전세가격은 0.29의 관계성을 보였다. 즉 금리상승은 주택가격 하락과 관계가 있는데, 매매가격보다 전세가격의 하락폭이 약 3배 정도 크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7월까지 기준금리는 0.5%였다. 이후 7차례에 걸쳐 금리가 2.5%로 5배 인상됐다. 0.25%포인트씩 올리던 금리를 6월달에는 0.5%포인트 인상했다. 금리인상기에 0.5%포인트를 인상했던 적이 없었던 점을 고려해 본다면, 상당히 급진적인 금리인상이다. 이 여파가 전세시장에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상은 예고된 사실이다. 그러나 그 속도와 강도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르고 깊다.

2000년 이후 금리인상기는 크게 2번 정도 있었다. 2005년 9월부터 2008년 9월까지 3년에 걸쳐 기준금리를 3.25%에서 5.25%로 8번에 나눠서 2%포인트 인상했다. 점진적인 금리인상이었다. 당시 전세가격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안정적이었다.

두 번째 인상기는 금융위기 이후에 있었다. 금융위기 여파로 5.25%였던 기준금리는 2%까지 낮아진 상태였다. 2010년 6월 들어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2011년 6월까지 3.25%로 인상했다. 1년에 걸쳐 5번에 나눠서 1.25%포인트 올린 것이다. 이 당시에도 점진적인 금리인상이었지만, 전세가격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금리가 전세가격과 관계가 있는 것은 맞지만 방향은 일정하지 않다, 금리인상 속도(횟수)와 강도(인상폭)에 따라서 가격 움직임이 다르다. 금리인상기에 금리를 2%포인트 이상 올렸던 경험은 적어도 2000년 이후에는 한 번도 없었다. 이미 1년 동안 2%포인트 올린 상황이고, 앞으로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이는 지금은 처음 경험하는 상황이다. 미국금리는 2023년까지 인상을 예고했다. 국내 금리도 여기에서 자유롭지 않다. 금리가 전세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신중하게 살펴야 하는 이유다.

금리가 오르면 임차인들을 높아져 버린 전세금을 대출로 충당해서 이자를 내는 것보다 상승부분을 월세로 전환해 보증부월세로 사는 것이 더 유리하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에 월세전환이 빨라지고 있다. 그 결과 그동안 거의 움직임이 없던 월세가격이 오르고 있다. 이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우리나라 월세는 대부분 보증부월세다. 보증금 규모가 웬만한 전세급인 것도 상당히 많다. 서구의 월세와 다른 점이다. 보증금과 월세부담이 동시에 발생하는 이중부담가구다. 전세가격이 내려가고 있다고 임차가구의 주거비부담이 줄고 있는 것이 아니다. 너무 높아져 버린 전세금과 계속 오르는 월세금을 함께 살펴야 한다. 그 이유는 당분간 금리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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