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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유행 아닌 지속가능한 미래 먹거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9.15 17:00

[인터뷰] 황영희 한국비건인증원 대표
국내최초 비건 인증기관…식약처 공식인가
인증제품 2018년 13개서 작년 1257개 '최대'
원료인증 확대, 착한소비 플랫폼 구축 목표

황영희 한국비건인증원 대표

▲황영희 한국비건인증원 대표. 사진=한국비건인증원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최근 ‘착한 소비’ 또는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 중심으로 비건(Vegan, 채식) 식품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비건은 고기뿐 아니라 우유·달걀 등 동물성 원료를 일절 소비하지 않는 채식주의(문화)를 뜻한다.

그러나, 믿고 먹을 수 있는 비건(Vegan, 채식) 식품을 고르는 일은 꽤나 번거로운 게 국내 비건시장의 현주소이다. 따라서 비건 소비자들은 제품 구매에 어려움을 겪는다. 생산 과정에서 동물유래 재료를 첨가했는지, 동물실험을 거쳤는지 하나하나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소비자들은 이런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발행한 ‘비건 인증마크’에 찾게 되고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한국비건인증원은 국내 비건산업 활성화와 건강한 비거니즘(Veganism, 채식문화) 확대를 위해 지난 2018년 3월 출범한 비건 인증기관이다. 그 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최초로 비건 인증·보증기관으로 정식인가를 받은 바 있다. 이후 2019년 ‘식품 및 축산물 표시·광고 인증·보증 기관의 신뢰성 인정에 관한 규정’ 고시가 폐지됨에 따라 민간 조직으로 남게 됐다."

설립 이후 해외 인증기관과 동물보호·환경 관련 협회, 관계 정부부처와 협력 관계를 활발히 전개했고, 그 노력의 결과로 한국비건인증원을 통해 비건 인증을 받은 연간 제품 수가 2018년 13개에서 지난해에 1257개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황영희 한국비건인증원 대표는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 비건 제품을 제대로 가려내지 못하는 사례를 자주 접했다"며 "해외처럼 비건 관련 표시를 인증·보증하는 기관을 세워 제품을 손쉽게 인식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고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비건 인증은 식품·화장품·생활용품 등 분류별 제조 방식에 따라 차이점을 둔다. 다만, 제조업자가 제품 생산에 소요되는 원료를 파악하도록 돕고, 해당 재료가 비건 성분으로 적합한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공통점을 띤다.

인증 절차는 먼저 고객사가 원료명을 기재한 신청서와 서약서를 제출하면, 이를 검토한 뒤 원료별 동물유래 원료 미사용·동물실험 미실시 확인서 등 추가 서류 보완을 거친다. 이후 동물성유전자 검사, 현장 조사 등의 검증 과정을 통해 교차오염 여부를 가린다. 완제품 전 성분과 신고 원료가 동일한 지 대조 절차까지 마무리하면 최종적으로 비건 인증서를 발급하는 순이다.

황 대표는 "인증 과정은 업무일 기준 평균 45~60일 기준 소요된다. 여건에 따라 4개월부터 1년 이상 걸리기도 한다"며 "빠른 인증을 위해선 제품 원료와 비건 개념을 사전 조사하고, 신청에 필요한 관련 서류를 미리 준비하면 인증 소요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비건인증원은 인증 소재로 비건 원료의 활용도가 무궁무진한 만큼 최근 ‘원료 인증’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복잡한 원료로 구성된 제품을 만드는 기업의 비건 원료 수요가 높은 데다, 이를 활용해 비건 재료임을 홍보함으로써 제조사 납품을 원활하게 하는 일부 업체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비건 시장이 본격적인 태동기에 접어들면서 ‘비건 인증’이 비거니즘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구매 필수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 규모가 확대된 만큼 마케팅이나 브랜드 등 제품 모델을 넘어 성분까지 꼼꼼히 따져보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에서다.

황영희 대표는 "비건 인증을 통해 제조업체는 비건인을 고려해 제품을 만들었다는 인식을 알릴 수 있고, 소비자도 착한 소비를 했다는 방증으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비건 제품 확산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비건 개념을 인식하고, 관련 제품을 소비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한국비건인증원의 목표이다.

황 대표는 기후 위기와 에너지난 식량안보가 글로벌 이슈로 떠오른 만큼 우리 정부가 미래 먹거리로서 비건 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비건업계도 비거니즘을 하나의 유행이 아닌 미래대응 산업의 관점에서 신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황 대표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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