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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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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따라 셰일굴기 꿈꾸는 中....'시추 난제' 극복해 천연가스 자급자족 가능할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4.20 14:19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셰일가스 탐사에 37억달러가 투입

투자유치위해 규제단순화....세금감면 30%

中, 31m3의 셰일가스 매장량, 셰일가스 두번째 상용화시킨 나라

중국 셰일가스 암석층이 복잡해서 더 깊게 시추...물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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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화천연가스 생산기지

[에너지경제신문 곽수연 기자] 올해 들어 중국에서 셰일가스 생산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중국 정부가 제시한 ‘셰일굴기’ 목표 달성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된다. 중국의 천연가스 자급자족은 에너지 수입의존도를 낮춘다는 것을 의미해 글로벌 경제 질서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최대 석유기업 시노펙은 올해 1분기 충칭에 위치한 푸링 가스전에서 셰일가스 생산량이 전년대비 20% 상승했다고 이달초 발표했다. 올해 첫 2달 동안 28곳의 가스정을 가동시킨 것이 생산량 증가에 일조했다는 설명이다.

시노펙은 또 어닝콜에서 앞으로 30년간 매년 가스 생산량을 10% 늘리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이를 위해서 시노펙은 푸링 가스전 이에도 현재 중국 서부 쓰촨성에서 새로운 가스전을 건설하고 있고 이미 1단계가 완성돼 연간 10억 입방미터(bcm) 어치의 천연가스 생산이 가능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노펙은 이제 2단계 개발을 앞두고 있는데 이마저 완공되면 연간 생산량이 2022년에 30bcm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함께 미국 에너지정보국은 중국이 31조 입방미터로 세계 최대 셰일가스 매장량을 보유하고 밝혔다. 풍부한 매장량으로 생산량 증대와 셰일업계의 성장성 조짐이 보인다. 그래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중국 셰일산업에 대한 낙관적인 견해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석유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이러한 연쇄적인 성과는 중국 셰일가스 산업의 혁명 가능성을 드러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중국 에너지믹스에서 천연가스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다. 2019년 중국 전체 에너지 소비량에서 천연가스 비중은 8%에 그쳤다.

같은 해 전체 천연가스 생산량에서 셰일가스가 차지한 비중이 6%에 불과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2000년대 미국에서 불었던 프래킹(수압파쇄법)을 통한 셰일 붐을 자국에서 재현시키려고 하고있는 만큼 앞으로 셰일가스가 중국 에너지 생산과 소비에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2013년에 공개한 "셰일가스 발전 계획"에서 셰일 산업을 육성시키려고 여러 개의 장려책을 내놨다.

특히 중국 정부는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셰일가스 탐사에 37억 달러를 투입했다. 또 베이징은 최근 셰일가스 투자유치를 위해 규제를 단순화했고 2023년까지 셰일가스 생산업체에게 세금을 30%감면할 계획이다.

이처럼 중국 정부가 셰일가스 생산량을 늘리고 산업을 키우려는데는 정치, 경제, 환경적 이유가 꼽힌다.

중국은 최근 호주와 악화된 외교관계로 인해 호주 천연가스 업체들과 계약을 끊고 카타르로 눈길을 돌렸다.

만약 중국이 셰일가스로 에너지 독립을 달성하면 호주와 같이 다른 나라와 외교관계가 비틀어져도 가스공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고 그에 따른 피해도 피할 수 있다.

호주와의 틀어진 외교 관계가 중국 정부에게 셰일가스로 에너지 자립국이 되어야 한다는 명분을 주고 있는 셈이다.

같은 맥락으로 중국이 셰일가스 강국이 되면, 러시아와 천연가스 단가인하 협상에서 셰일가스 강국이라는 위상을 지렛대로 활용해서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글로벌 플랫폼 분석기관 S&P는 중국의 가스 수요가 지난해 대비 32%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중국은 러시아의 ‘파워 오브 시베리아’ 가스관을 통해 가스공급을 받고 있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중국은 생산량을 증대해야 늘어나는 가스 수요를 만족시키고 러시아와의 협상에서도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은 온실가스 주범으로 꼽히는 메탄가스 농도를 50% 줄이는 동시에 셰일가스 생산량을 늘리면서 2050년 탄소중립국 목표도 달성하는 일석이조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중국의 지정학적인 여건으로 인해 시추가 어려워 셰일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들도 존재한다.

오일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중국 셰일가스 암석층이 복잡해서 더 깊게 시추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미국 셰일가스전은 지하 1km에 위치하지만 중국은 지하 4km까지 시추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셰일산업은 막대한 양의 물이 필요한데 대부분 중국 가스전은 건조한 사막 지하에 있어 물 부족을 겪고 있다. 이로인해 시추할 때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실제로 이런 환경으로 인해 외국 석유기업들은 중국과 셰일가스 탐사 합작프로젝트를 계약했지만 모두 손 놓고 떠났다.

일례로 영국석유회사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는 2019년 중국 국영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와 손잡고 셰일가스 탐사탐사에 나섰지만 저조한 시추성적에 사업을 철수했고 2018년에는 로열더치셸도 CNPC와의 프로젝트을 포기한 바 있다.

sooyeon0702@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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