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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구 한국과학창의재단 기획예산실장 |
OECD 34개 회원국, 비회원국 23개 국가의 장·차관, 유네스코,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의 수장들, 노벨상 수상자와 글로벌 CEO들, 과학기술관련 정상급 인사 등 3천여 명이 대거 대전을 방문한다.
세계과학정상회의는 글로벌 문제를 극복하고 향후 10년간의 과학기술혁신 방향을 설정해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이끌어 가기위한 과학기술국제행사 중 최대 규모의 행사이다.
글로벌 과학기술정책방향을 논의하는 OECD 과학기술장관회의와 OECD 과학기술정책위원회(CSTP) 총회, 세계적인 석학, 글로벌 CEO, 노벨상 수상자의 통찰적 시각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세계과학기술포럼, 국내 과학기술인들이 참여하는 대한민국 과학발전대토론회 등과 함께 과학기술과 관련된 연계행사들이 차례로 개최될 예정이다.
이 행사에서 가장 주요한 부분은 OECD 과기장관회의이다. 그런데 올해는 우리나라가 OECD에 가입한지 20주년이 되는 해이며, 과기장관회의는 2004년 OECD사무국이 있는 파리에서 개최된 지 11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되므로 더욱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OECD 과기장관회의의 한국 개최는 2013년 103차 OECD 과학기술정책위원회(CSTP)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결정되었다. OECD 과기정책위원회는 1972년에 발족된 과학기술정책 관련 최상위 정책논의기구로 OECD 차원의 과기정책 의제설정 및 글로벌 스탠더드를 설계하는 중요한 논의기구이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의 장용석 박사는 2014년 CSTP 부의장으로 선출되어 의장단에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CSTP 부의장 선출, OECD 과기장관회의 유치 등은 과학기술 분야에서 한국의 위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올해는 광복 70주년이다. 광복 이래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에는 무엇보다 과학기술의 역할이 컸다. 돌이켜보면 해방 직후 우리나라는 세계최빈국 중 하나였고 국제사회는 이른바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가난한 나라였던 한국을 도와주었다.
국제사회의 무상원조 덕분에 우리는 폐허 속에서 경제개발을 시작할 수 있었고, 국민들의 피땀어린 노력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다. 경제발전 덕분에 우리나라는 원조를 받던 수혜국(受惠國)에서 원조를 주는 공여국(供與國)으로 지위가 바뀐 유일한 나라가 되었다.
이런 눈부신 성장과 발전의 일등공신이 바로 과학기술이다. 매년 스위스 로잔의 국제경영개발원(IMD)은 세계경쟁력연감을 펴내 국가경쟁력 순위를 발표한다. 2014년 발표에서 우리나라는 60여개 조사대상국 중 과학경쟁력은 6위, 기술경쟁력은 8위를 기록했다.
여기에서 우리는 과연 우리나라 과학기술이 국제사회에서 이에 걸맞은 역할과 책임을 다 하고 있는 지 진지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세계최빈국에서 반세기만에 선진국클럽이라 불리는 OECD회원국으로 가입했고 공적원조 공여국을 넘어 이제는 OECD 과기장관회의까지 개최하는 나라로 급성장해왔다.
10월 세계과학정상회의 개최는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자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해 세계를 이끄는 리더 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그런데 과학기술 분야의 글로벌 리더십은 국제행사 개최나 국제기구 참여만으로 고양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진정 책임있는 자세로 국제사회에 참여하고 리더 국가로서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가를 지원하는 실천이 필요하다. ODA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라는 말이 있다. 가진 만큼 더 큰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인데 선진국, 리더국가는 국제사회에서도 그만큼 기여해야한다.
이번 세계과학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우리나라는 오늘날과 같은 물질적 성장을 가능케 해준 과학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과학 ODA의 방식으로 국제사회에서 적극적인 역할에 나서야 할 것이다. 30년 후 광복 100주년에는 적어도 과학 분야에서 만큼은 국제사회에서 따르는 국가들이 많은 진정한 과학 리더 국가가 되어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