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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바(사진=연합) |
금값이 온스당 1900달러 돌파 이후에도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면서 최고점 도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전문가들은 펀더멘탈의 부재를 이유로 금값이 온스당 2000달러 선에서 더 오르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향후 2년 이내 최고 35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28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0.7%(13.60달러) 오른 1944.60달러를 기록하면서 3거래일 연속으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장중 최고가도 온스당 1,974.70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날 사상 최고 기록을 또다시 넘어섰다.
특히 이달 들어 금값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금값은 이달 초만 해도 온스당 1700달러 후반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불투명한 경제 전망과 달러화 약세, 그리고 총영사관 폐쇄 공방으로 고조된 미중 간에 갈등이 맞물리면서 안전자산인 금 수요를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2018년 6월 이후 처음으로 93대로 주저않은 상황이다. 금은 달러화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면 금의 상대적인 가격 매력이 낮아져 수요가 감소한다.
아울러 금이 미 국채보다 더 큰 수익률을 내고 있기 때문에 금에 대한 매력도가 높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미 국채 10년물은 올해 초반까지만 해도 1.8% 수준에 머물렀으나 지난 28일(현지시간) 0.5847%까지 추락했다. 반면 금 가격은 올해 들어 25% 넘게 급등했다.
위르그 키에너 스위스아시아캐피탈 상무는 "미 재무부 채권의 낮은 수익률에 비해 금이 향후 12개월 동안 매우 높은 수익률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미 국채 수익률에 곡선이 없다"며 "수익률 곡선은 극도로 평탄화되었다. 특히 많은 국가들의 국채 수익률은 마이너스권에 진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키에너 상무는 "이로써 금에 대한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앞으로는 금이 안전자산을 찾은 사람들 이외에도 상승 여력이 큰 투자처를 찾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 '폭등 금값' 전망은?..."2000달러 정점" vs "최대 3500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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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이렇듯 금이 대표적인 헷지(위험 회피) 수단을 넘어 상승 여력이 큰 투자처로 주목받는 가운데 향후 금값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JP모건체이스는 "국제 금값이 온스당 2000달러 선까지 오르겠지만 펀더멘탈을 반영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2000달러 선에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최근 전망했다. 특히 4분기 금값이 온스당 평균 1880달러 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일시적인 하락은 있을 수 있지만, 가격이 하락하면 곧바로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며 금값이 온스당 2296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12개월 금 선물 전망치를 온스당 2000달러에서 23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금값의 고공행진으로 인해 미국 달러가 세계 최대 기축통화라는 지위를 상실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제프리 쿠리를 비롯한 골드만 전략가들은 "금이 마지막 보루 통화"라며 "정부들이 자국 통화가치를 끌어내리고 실질 금리가 사상 최저에 있는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아울러 골드만 전략가들은 "이제 진짜 문제는 기축퉁화로서의 미 달러의 수명이 얼마나 지속될지"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금값이 2년 안에 온스당 3500달러까지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금값 상승 원인인 저금리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마틴플레이스 증권의 배리 다우스 회장은 미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전망하며 "금 시장이 매우 강세장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 가격이 1800달러대 돌파 이후 매우 빠른 속도로 1900달러대에 진입한 점이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우스 회장은 "온스당 3500달러에 이르기까지 조정은 가능성이 있지만 랠리를 이끄는 힘이 유의미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BNP 파리바자산운용의 가스 브레그맨 애널리스트 역시 금값이 2000달러 부근에서 안정세를 보이다가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금 상승세를 멈출 단기적인 요인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금 가격을 지금수준까지 이끈 요인들이 아직도 소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키에너 상무는 "기술적 지표로 봤을 때 금값 상승의 1차 목표는 온스당 2834달러로 추산된다"며 "이 가격은 빠르게 달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픽텟 웰스 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가우드는 "금값 상승의 핵심 이유는 저금리이지만 금리가 단기적으로 낮을 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아직 금은 보유할 만하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