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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가격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강북은 신고가 갱신, 강남은 수억원의 실거래가 하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아파트와 빌라 등이 밀집된 서울 강북의 주거단지 전경.(사진=윤민영 기자) |
서울 강남권의 집값은 전반적으로 수억원씩 하락하는 추세지만 강북권에서는 오히려 신고가를 갱신한 단지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서울의 집값을 잡기위해 강력한 거래 규제를 적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강북과 강남의 아파트 가격 갭이 점차 좁혀지는 모양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권은 20억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떨어지고 있고 강북은 9억 미만과 15억 미만의 아파트 가격이 강세다.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더샵은 전용면적 92.08㎡가 지난달 14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찍었다. 지난해 연말 같은 평형대가 12억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4개월만에 2억3000만원이 오른 셈이다.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9단지도 전용 114.86㎡가 최근 11억원에 거래되며 약 4개월 만에 8500만원이 올랐다. 강북구 미아동 꿈의숲해링턴플레이스는 전용 84.67㎡가 지난 9일 8억4000만원에 최고가로 거래됐고 이는 3일만에 7억4000만원의 매매가보다 1억원이 오른 수치다.
강남권도 일부 신고가를 갱신한 단지가 나왔지만 대부분 고가아파트의 가격은 수억원씩 계단식으로 떨어졌다.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은 전용 127.61㎡가 지난해 말 35억원까지 거래되기도 했으나 최근 29억5000만원에 실거래되며 약 5개월 만해 5억5000만원 하락했다. 서초구 서초동 삼풍아파트의 전용 165.92㎡는 지난 14일 25억에 매매가 됐고 이는 지난 2월 29억5000만원보다 3개월만에 4억5000만원 떨어진 결과다. 송파구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전용 135.82㎡도 19일 22억5000만원에 거래됐고 지난해 연말 24억5000만원 거래 이후 2억원이 떨어졌다.
강북지역 상승세는 올초부터 이어졌다. KB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올해(1~4월) 서울의 ㎡당 아파트 매매가는 3.32%(1030만 →1060만5000원)의 상승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강북지역은 4.74%(824만7000원→863만8000원)의 상승률로 서울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으며 같은 기간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는 1.09% 상승률에 그쳤다.
실거래 접점에 있는 공인중개사를 통해 거래 시장 분위기를 살펴보면, 강북의 경우는 강남과 격차 좁히기로 인한 상승단지가 많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주택거래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됐지만 강북의 경우는 대출이 가능한 9억원∼15억원 미만의 아파트가 매수자들을 움직인 것으로 파악된 것이다.
반면 강남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대형 평형대 위주로 매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그동안 가팔랐던 가격 상승세의 피로감이 하락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지난 총선 이후 현재 정부의 집값 상승 규제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예상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축소시킬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해부터 규제를 강화하는 대책을 내놨지만 규제가 발표돼도 오히려 가격 폭등이라는 부작용만 생겼다"며 "그러나 이러한 상승세가 지속될수록 계속해서 거래를 옥죄는 대책을 발표하자 더 이상 오를 거라는 희망이 많이 사라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5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반적으로 지난 주 보다 0.04% 떨어지며 8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 6일 발표된 주택공급 강화방안을 포함해 시장 안정화 정책과 실물경제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일부 단지의 급매물을 제외하고는 거래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강남3구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서초(-0.14%)ㆍ강남(-0.13%)ㆍ송파구(-0.07%)는 일부 단지 급매 거래 이후 호가가 상승했지만 경기침체 및 코로나19 재확산 등 추가 하락 가능성으로 추격매수 없이 하락세가 지속됐다. 강동구(-0.06%)는 그간 호가 유지하던 9억 이하 일부 단지에서 실거래와 호가가 모두 내려가며 하락폭이 확대됐다.
[에너지경제신문 윤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