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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삼성전자 비중에 따라 펀드 수익률이 결정된다는 공식은 옛말이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중소형주 위주의 종목 장세가 심화되면서 한동안 인덱스펀드에 밀리던 액티브펀드 수익률이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특히 최근 네이버, 카카오 등 비대면(언택트) 관련주들이 선전하면서 삼성전자 못지 않은 대장주 지위를 뽐내고 있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의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국내 주식형 액티브펀드 527개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4.74%였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인덱스펀드 386개의 평균 수익률은 3.94%에 그쳤다.
눈에 띄는 것은 중소형사 비중을 높인 액티브펀드의 선전이다. 이날 기준 10억원 이상의 66개 중소형 액티브 주식형 펀드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9.38%로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4.22%)을 크게 웃돌았다.
액티브펀드는 펀드매니저가 직접 종목을 골라 담으면서 지수 이상의 성과를 추구하는 펀드를 뜻한다. 인덱스펀드는 시장 대표지수나 업종지수를 추종하는 만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주들의 주가 향방으로 성적이 결정된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등 대형주가 증시 상승세를 주도하면서 인덱스 펀드는 액티브 펀드 보다 수익률이 월등했다. 하지만 최근 코스닥이 코스피 수익률을 앞서고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액티브펀드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제약-바이오주, 비대면 관련주들이 두각을 보이면서 종목 장세가 펼쳐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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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에프앤가이드) |
실제 액티브 펀드의 최근 1개월 간 수익률을 보면 ‘마이다스미소중소형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C-F’가 18.51%로 가장 높았다. 이 펀드는 카카오, 네이버, 엔씨소프트, NHN한국사이버결제 등 비대면 관련 종목과 엘앤씨바이오 등 바이오 종목을 담고 있다.
우리중소형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 1(주식) ClassC-W와 미래에셋코스닥혁신성장증권자투자신탁(주식)종류F의 각각 최근 1개월 간 수익률은 14.39%, 13.97%를 기록했다.
우리중소형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 1(주식) ClassC-W는 카카오, 네이버, 레이, 아프리카TV 등 비대면 종목을 주를 이뤘고, 미래에셋코스닥혁신성장증권자투자신탁(주식)종류F는 아미코젠, 리노공업, 다원시스, 오스코텍 등이 포함됐다.
한국밸류10년투자중소형증권자투자신탁(주식)종류C-E의 최근 1개월 간 수익률은 13.28%를 달성했다. 이 펀드는 와이엔텍, 에코마케팅, 삼성전자우, 유진테크를 주로 편입했다.
업계에서는 비대면 수혜주로 꼽히는 카카오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인덱스 펀드의 ‘삼성전자’ 못지 않은 위상을 뽐내고 있다고 호평했다. 이날 카카오는 전장 보다 3.93% 상승한 22만5000원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현대차를 제치고 시가총액 9위(우선주 제외)에 진입했다. 카카오의 주가는 연초보다 40% 이상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코스닥시장의 강세와 중소형주 위주의 종목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기업 이익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인 만큼 현 상황에서도 이익을 창출 할 수 있는 비대면, 제약-바이오주로 투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라며 "주식시장 자체가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고 봤을 때, 개별주 장세 가능성이 크고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의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시장의 이익 추정치와 수익률은 수출에 밀접하기 때문에 대형주에 부정적이다"라며 "중소형주의 경우 유동성 증가의 수혜를 받고 있는 데다 수출 회복이 더디면서 코스피 대비 상대 수익률 개선 가능성이 높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코로나19사태로 코스닥 시장이 단시간 내 급격히 상승세를 탄 만큼 종목별 조정이 들어갈 가능성이 커 유의해야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의 풍부한 유동성을 감안하면 중소형주에 주목할 만 하다"라면서도 "코스닥 시장이 단기적으로 급반등하며 지수 자체 탄력은 약해질 전망이기 때문에 종목별 투자 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