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현대기아차 양재 본사.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약 5일에 걸쳐 820억가량 사들이면서 주가 부양에 나섰다. 이후 삼성전자가 이끌던 ‘동학개미운동’의 행렬이 현대차로 이어지면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가는 20% 이상 뛰었고 두 계단 밀려났던 현대차 시가총액 순위도 제자리를 되찾았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6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4조6927억원)였고, 2위는 현대차(7674억원)였다. 이어 삼성전자우(6425억원), SK하이닉스(4592억원), LG화학(3933억원) 순이었다.
이처럼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에 이어 현대차 주식을 계속해서 사들이고 있다. 현대차 주가는 이달 2일 종가 기준 11만3500원에서 이달 19일 6만5900원으로 42% 급락했는데, 개인투자자들이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매수세를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투자자의 매수세에 힘입어 현대차 주가는 이달 27일 8만64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이달 19일 대비 30% 넘게 반등했다.
개인투자자가 현대차를 사들인 배경에는 정의션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보여준 ‘책임 경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이달 19일부터 25일까지 현대차 주식 405억7295만원, 현대모비스 주식 410억97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 현대차는 58만1333주, 현대모비스는 30만3759주다. 이번 주식 매수로 정 부회장의 현대차 지분은 2.62%로 0.27% 포인트 확대됐다.
최근 현대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경영환경이 악화됐다. 이에 약 2주간 국내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미국, 유럽, 인도, 브라질 등 해외 공장을 잇따라 가동 중단하는 등 사태 장기화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가 커졌다.
이같은 상황에 주가가 폭락하면서 시가총액도 크게 줄어 지난달 시총 순위 6위였던 현대차는 지난 18일 10위로 밀려났다. 하지만, 정 부회장의 적극적인 행보와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에 힘입어 현대차 시총은 27일 기준 18조1404억원을 기록하며 코스피 8위로 올라섰다.
![]() |
▲연초 이후 현대차 주가 추이. |
증권가에서는 이번 정 부회장의 자사주 매입을 현대차그룹 전반에 대한 책임경영의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현대차 역시 코로나19 사태 진정 이후 신차 효과 등에 힘입어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정 부회장이 책임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지분을 취득한 만큼 현대차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있어 잠재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배당 매력 역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여파로 단기 수요 감소하면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겠지만, 재무구조와 현금흐름을 감안할 때 신용 이슈와 배당금 축소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라며 "현대차그룹의 브랜드 고급화와 전동화, 모빌리티를 확인시켜줄 수 있는 신차 사이클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남정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주요 라인업 신차출시로 글로벌 시잠점유율이 상승할 전망이다"라며 "SUV와 제네시스 브랜드 판매량 증대로 판매믹스가 개선되는 만큼 자동차 산업 회복시 수익성도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