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연합)
국제유가가 미국과 이란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 기대감에 이틀 연속 하락하면서 향후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국이 전면전 재개를 막기 위한 새로운 협상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미국이 이란에 제한적인 공습을 단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군사적 긴장은 여전한 상황이다. 미국 중간선거가 끝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다시 강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0.38% 내린 배럴당 96.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14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장중 변동성은 여전히 큰 모습이다. WTI는 이날 배럴당 93.59달러까지 떨어졌다가 98.82달러까지 치솟는 등 약 5달러에 달하는 변동폭을 나타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전장 대비 1.12% 하락한 배럴당 103.60달러에 마감했다. 지난달 7일 이후 최저치다.
국제유가는 전날 7%대의 급락세를 보인 데 이어 이날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브렌트유는 지난달 말 배럴당 118달러에 육박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폭으로 떨어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현재 중재국들이 제시한 새로운 평화협상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카타르 중재단이 지난 2일 이란은 방문해 이란 당국자들과 추가 협상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협상 분위기는 긍정적이었으며 카타르 측은 양국이 이틀 이내에 새로운 제안에 대한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양국의 외교적 접촉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군사적 긴장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군은 지난 2일 밤 호르무즈 해협에 위치한 이란 케슘섬의 일부 시설을 공습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3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일부 목표물을 공격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그저 소규모 공격이었을 뿐 전쟁은 아니었다"며 이란의 방공시설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당장 추가 군사작전을 확대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란을 즉각 공격할 계획은 없다며 “필요하다면 언제든 공격할 준비가 돼 있지만, 그럴 이유가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재개할 가능성을 여러 차례 시사해왔다.
레이먼드제임스의 파벨 몰차노프 애널리스트는 “중간선거는 백악관의 대이란 전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정상의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휘발유 가격 상승에 따른 정치적 영향이 대부분 선거 이전에 반영된 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대응을 결정하는 데 있어 “더 큰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간 선거가 치러지면서 부담이 줄어든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지가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 해결을 계속 추진하는 동시에 협상 상황에 따라 군사적 압박을 강화할 여지도 커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란 테헤란 거리(사진=로이터/연합)
이란 역시 미국에 대해 여전히 불만을 드러내고 있어 양국이 조기에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란의 안보 책임자인 모흐센 레자이는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미국이 이란의 요구에 대해 지금까지 내놓은 답변은 “만족스럽지 않다"고 밝혔다.
미국과의 협상에 관여하고 있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의장도 파르스통신을 통해 “미국 측에 강력하고 합리적인 답변을 전달했다"며 “전쟁을 막을 수 있을지는 이제 미국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추가 공격에 나설 경우 강력하게 보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역시 “협의와 논의가 매우 집중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모든 것은 미국의 정치적 합리성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군사작전에 나선다면 이전보다 훨씬 강력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국 간에는 협상의 핵심 쟁점을 둘러싼 이견도 여전히 상당하다. 이란은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와 경제제재 완화, 동결 자산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이란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이란은 단순한 일시적 휴전이 아니라 향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방지할 수 있는 장기적인 평화협정을 요구하고 있어 협상 타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알리 바에즈 이란 프로젝트 디렉터는 “이란은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에 응할 의사가 있지만, 다음 적대행위까지 잠시 시간을 버는 것 이상의 결과를 원한다"며 “이란은 자국의 억지력을 회복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평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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