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가성비로 현혹하고 표절로 기만…블루엘리펀트, K-아이웨어에 ‘찬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2.23 17:10
블루엘리펀트

▲백솔미 유통중기부 기자.

2019년 론칭, 국내 대표 아이웨어 브랜드로 급성장, 잇따른 표절 시비, 대표 구속. 7년 간 블루엘리펀트가 화려하게 펼쳐온 막을 내리는 초라한 과정이다. 빠른 속도로 수직상승했다가 곤두박질치는 모양새다.


사실 블루에리펀트의 위기감은 줄곧 존재했다. 2019년 론칭 당시 지금은 글로벌 브랜드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8년 전 첫발을 내딛은 젠틀몬스터와 흡사하다는 이유에서다.


블루엘리펀트는 트렌디한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20~30대 소비자의 눈을 홀린 뒤 그 뒤에서는 베끼기에 급급했다. 같은 업계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하는 정신을 무시했다. 최소한의 상도의를 지키지 않았다. 끊임없는 노력과 치열한 연구를 통해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을 가로챈 셈이다.




많은 소비자들은 블루엘리펀트의 젠틀몬스터 유사성을 어느 정도 인지했다. 물론 디자인 표절은 경계가 다소 모호한 측면이 있고, 대형 브랜드들도 과거 카피 제품을 출시하며 성장한 사례가 있어 칼로 무를 베듯이 표절이라고 단정하기에 어려움이 따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선글라스 파우치와 오프라인 매장 인테리어까지 쏙 빼닮은 것은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에 따라 초반에는 트렌드를 따라가려다 발생한 우연이라고 여겼지만 연속적으로 일어나면서 결국 선을 넘어버렸다. 2024년 젠틀몬스터를 운영하는 아이아이컴바인드가 블루엘리펀트를 상대로 아이웨어 제품군이 자사의 디자인 권리를 침해했다며 부정경쟁방지법 및 디자인보호법 위반 혐의로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스스로 발목에 잡혀 자멸의 길로 빠져들고 있다.


이로 인해 블루엘리펀트가 설립 후 처음으로 진행하던 300억~500억 원의 대규모 투자 유치는 잠정 중단됐다.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해온 국내 벤처캐피털(VC) 입장에서 대표 부재에 따른 경영 공백과 사법 리스크를 무리하게 감수하면서까지 사업을 추진할 명분을 찾기 쉽지 않다. 블루엘리펀트는 투자를 통해 꿈꿔온 글로벌 사업 확장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블루엘리펀트의 행보는 브랜드 자체의 성장 기회를 날렸다는 점 외에도 잘 나가는 K-아이웨어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점에서 안타깝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 관광객이 차지하면서 K-아이웨어 브랜드로 글로벌에 이름을 떨칠 그림을 그렸고, 서울 성수동이란 공간에서 젠틀몬스터와 원투펀치로 국내외 아이웨어 시장을 선도할 수 있었지만 결국 물거품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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