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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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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논란, 12차 전기본에 실체 드러난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1.06 15:14

11GW 넘는 전력 공급 필요, 이전 여부 전기본에 선반영 될 듯
용인으로만 간다면 기존 구축 계획에 남부 재생에너지 송전망 연결 필요
새만금 등 남부로 이전한다면 재생에너지 기반 새 공급계획 반영 필요
결국 정치권 요구 반영될 수밖에 없어…12차 결과 4·5월 경에 나올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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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 공사 현장. 연합뉴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부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논쟁의 최종 결론은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서 가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과 전남·전북 간 입장 충돌이 정치적 공방으로 번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반도체 클러스터를 감당할 수 있는 전력 설비와 입지를 계획에 담을 수 있느냐가 결정적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전기본은 단순히 전력 수요와 공급 총량을 맞추는 문서가 아니다. 발전 설비의 종류(LNG·재생에너지·원전 등), 규모, 그리고 발전소 입지까지 명시하는 국가 최상위 계획이다. 전기본을 바탕으로 수립되는 장기송변전설비계획 역시 어떤 지역에 발전소를 짓고, 그 전력을 어디로 어떻게 보내는지를 구체적으로 정한다. 이 때문에 관가에서는 “산업 단지에는 전력공급이 필수인 만큼 사실상 전기본과 송변전계획이 민주당 내부의 결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최대전력 11.3GW…11차에 4.5GW만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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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기준 지역별 발전 설비 용량. 출처=전력거래소

6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전력소비량은 2038년 기준 78.7TWh, 최대전력은 11.3GW이다.




11차에서는 일단 이에 필요한 전력은 동서·남부·서부발전이 각 1GW씩 총 3GW 규모의 LNG 발전소를 건설하고 SK E&S와 한국중부발전이 1.5GW LNG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추후 보강되는 전력망과 전력기술 발전 등을 종합 고려한 추가 전력도 계획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최대전력 11.3GW 중 4.5GW만 계획이 돼 있고, 나머지는 계획이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12차 전기본에서 전력 공급 계획이 어떻게 세워지느냐에 따라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본 수립은 대략 5~6개월이 소요된다. 11차는 8개월이 걸렸는데, 2024년 말 계엄 사태 영향 때문이다. 12차가 지난해 11월 말에 착수됐으므로 결과는 올해 4~5월경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전 없이 용인 클러스터로만 간다면 남부 지역에 재생에너지를 확대 보급하고 이 전력을 용인에 공급하는 송전망 연결 계획이 세워지게 될 것이고, 반면 용인 클러스터의 전부 또는 일부를 남부로 이전하게 된다면 남부에 전력 공급 계획이 세워지게 된다.




현재 남부에서 반도체 클러스터로 유력한 곳은 이미 부지가 확보돼 있는 전북 새만금단지이다. 전북 지역의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규모는 약 5.1GW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반도체 공정은 24시간 무중단 전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태양광·풍력 중심의 재생에너지 간헐성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조정 전원이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전북이나 전남으로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이 논의될 경우, LNG 발전소 신규 설치와 송배전망을 포함한 전원 믹스와 송변전설비 계획도 함께 수립돼야만 현실성이 생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이전 논쟁의 본질은 “이전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12차 전기본에 LNG를 포함한 어떤 발전설비를, 어느 지역에, 어느 규모로 배치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 여기에 더해, 송전망기본계획에서 해당 발전소와 산업단지를 연결하는 송전선로가 실제로 계획되고 반영돼야 한다. 발전설비와 송전망, 두 축이 동시에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전은 정책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12차 전력공급 계획은 결국 정치권에서 결정

이 과정에서 모든 시선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쏠리고 있다. 김 장관은 12차 전기본을 총괄하는 주무 장관이자, “이제는 전기를 끌어오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전기가 많은 곳으로 가야 한다"며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가능성을 가장 먼저 공개적으로 언급한 인물이다.


관가에서는 “김 장관의 발언은 단순한 정치적 메시지가 아니라, 전기본을 통해 '가능한 입지'와 '불가능한 입지'를 구분하겠다는 정책적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LNG 발전의 역할을 재생에너지 간헐성 보완용으로 어디까지 인정할지, 그리고 이를 전북·전남 지역 입지 계획에 실제로 반영할지가 이전 논쟁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인식은 비슷하다. 한 관계자는 “특별위원회 설치나 정치적 공방은 상징적 의미에 가깝다"며 “전기본과 송변전망 기본계획에 발전설비 종류·규모·입지가 명시되지 않으면 이전론은 공허한 주장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논쟁은 민주당 내부의 지역 갈등을 넘어, 국가 전력계획이 산업 입지를 어떻게 규정하는지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가 되고 있다. 정치적 선언이 아니라, 12차 전기본과 송변전망 기본계획이라는 두 문서가 이전 가능성의 문을 열거나 닫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논쟁이 결국 기후에너지환경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전력수급기본계획 총괄위원회 구성과 논의 과정에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여부가 전기본의 발전설비 종류·규모·입지 결정에 직결되는 만큼, 전기본 총괄위원회가 전북 이전 가능성을 열어두는 전력 수급 시나리오를 전제로 계획을 수립하도록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전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안호영 국회의원(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과 윤준병 민주당 도당위원장은 전북도당 산하에 '용인 반도체 삼성전자 전북 이전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이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반도체 클러스터의 빠른 준공과 조기 가동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발전설비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규모 전력을 단기간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으면서,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는 전원은 공사 기간이 비교적 짧은 LNG 발전소 외에는 사실상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탄소중립 목표와 전력시장 제도 개편으로 인해 신규 LNG 발전설비는 용량시장 입찰을 거쳐야만 건설이 가능한 구조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민주당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을 위한 LNG 활용 범위와 용량시장 적용 방식에 대한 논의를 조속히 정리하지 않을 경우, 해당 논의가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적절히 반영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LNG발전설비를 언제, 어떤 조건으로 허용할지에 대한 정치·정책적 판단이 늦어질수록 전기본 수립과 산업 입지 결정 모두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새만금단지 발전소 건설 사업자에 '비가격 요소' 가점 유력

만약 반도체 클러스터의 새만금 이전이 공식 결정될 경우,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송·변전설비계획 역시 이에 맞춰 전면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기본 축으로 하되, 반도체 산업의 안정적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LNG 발전설비 비중과 입지,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송전망 건설 계획이 새만금 권역 중심으로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신규 LNG 발전설비는 현행 제도상 용량시장 입찰을 거쳐야 하지만, 새만금 이전이 국가 전략으로 확정될 경우 새만금 지역에 발전소 건설을 제안하는 사업자에게 입찰 평가 항목 중 '비가격 요소'에서 가점을 부여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입지와 정책 목적을 반영한 비가격 평가 강화는 제도 범위 내에서 가능한 수단"이라며 “이를 통해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과 전력 인프라 구축을 동시에 유도하는 시나리오가 검토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관가 관계자는 “전기본은 기술 계획이지만, 전제 조건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다"며 “기후부와 여당이 반도체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전북 전원 믹스를 가정한 시나리오를 총괄위 논의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경우 전기본은 수도권 전력 집중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되면서, 반도체 클러스터 전북 이전 논의에 정책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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