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원유시추기(사진=로이터/연합)
금에 이어 은과 구리 가격까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원자재 슈퍼 랠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국제유가는 바닥 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원유는 은·구리와 같이 글로벌 경기 상황에 민감한 위험자산의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유가 하락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인베스팅닷컴 등에 따르면 이날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장중 사상 최고 수준인 온스당 4500달러대를 유지하다가 4% 넘게 급락해 4343.6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국제 은 현물 가격도 이날 한때 온스당 84.01달러까지 오르면서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뒤 반전해 8.5% 급락한 72.58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하루 낙폭은 11%에 달해 2020년 9월 이후 최대치를 찍었다.
구리 가격 역시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장 초반 최대 6.6% 급등하며 톤당 1만30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지만 결국 0.5% 상승 마감해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연말을 앞두고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은 시세 조정이 임박했다는 신호도 감지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2주 동안 금의 14일 상대강도지수(RSI)는 과매수 구간에 머물러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은값의 경우 이달 중순 이후에만 무려 25% 넘게 급등했고 이 과정에서 RSI는 70선을 웃돌았다. RSI는 시장의 과열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로, 통상 70 이상이면 과매수 상태를 뜻한다.
그럼에도 올해 누적 기준으로 국제금값은 64% 치솟았고 은 시세는 140% 폭등했다. 구리 가격 역시 올 들어 40% 넘게 오르면서 2009년 이후 최고 연간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반면 또 다른 주요 원자재인 원유 가격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했던 2020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58.08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 16일엔 배럴당 55.13달러까지 추락해 202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연초 70달러대에서 출발한 WTI는 한때 80달러선을 돌파했지만 이후 하락세로 전환돼 현재까지 20% 가까이 급락했다. 지난 6월 이란과 이스라엘 간 갈등 격화로 일시 반등했지만 추세를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역시 작년 말 75달러 수준에서 이날 61.94달러까지 내려오며 약 17% 하락했다.
▲2025년 WTI, 브렌트유 가격 추이(사진=블룸버그)
이처럼 국제유가가 추락하는 배경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증산 기조 여파로 글로벌 원유시장에 공급이 과잉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이라크, UAE, 쿠웨이트, 카자흐스탄, 알제리, 오만 등 8개국은 2023년 두 차례 자발적 감산을 단행했지만 올해 4월부터 증산으로 전환해 하루 220만 배럴 감산분을 9월까지 모두 되돌렸다. 165만 배럴의 또 다른 감산분도 10~12월 매달 하루 13만7000배럴을 늘리고 있다.
다만 OPEC+는 공급 과잉을 의식한 듯, 남은 124만 배럴 가량의 감산분에 대해서는 내년 1분기까지 추가 증산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공급 과잉 징후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선박추적업체 보텍사에 따르면 유조선들이 최소 7일 이상 항구에서 대기하는 규모가 지난주에만 15% 급증했다. 이에 '떠돌이 원유'의 총 규모가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지난달 수준까지 불어났다.
미국 원유재고도 늘어나고 있다. 에너지정보청(EIA)이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미국 원유 재고는 40만5000배럴 증가해 로이터통신 전망치(240만배럴 감소)를 크게 웃돌았다.
주요 기관들은 과잉 공급이 내년에도 이어져 유가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달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내년 글로벌 원유 공급이 수요를 하루 384만배럴 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11월 전망치(409만배럴 초과)보다는 낮아졌지만, 세계 원유 수요의 거의 4%에 가까운 규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등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내년 브렌트유 전망 평균치가 배럴당 59달러로 집계됐다. 최저치로는 골드만삭스가 56달러를 제시했다.
▲사우디 아람코(사진=로이터/연합)
한편, OPEC의 맹주격인 사우디아라비아라는 과잉 공급을 이유로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 대한 원유 공식판매가격(OSP)을 내년 2월까지 3개월 연속 인하할 전망이라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로이터가 집계한 조사 결과, 정유업계에서는 사우디가 2월 아시아로 수출되는 아랍 경질유(아랍 라이트)의 OSP를 1월 대비 배럴당 0.1~0.3달러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OSP는 사우디가 아시아로 수출하는 원유에 대해 두바이·오만 벤치마크 유종의 평균 가격에 할인 또는 프리미엄(할증)을 붙여 결정된다.
사우디는 내년 1월 아랍 경질유 OSP를 벤치마크 대비 배럴당 0.6달러 높게 책정했는데 이는 5년래 최저 수준이다. 사우디가 업계 전망대로 2월 OSP마저 인하할 경우 프리미엄은 벤치마크 대비 배럴당 0.3~0.5달러로 줄어들게 된다.
또 아랍 초경질유와 아랍 중유·아랍 중질유의 2월 OSP도 1월 대비 각각 배럴당 최대 0.2달러, 0.1달러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사우디 OSP는 통상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이라크, 이란 등 걸프만 석유 생산국들이 수출 가격을 책정하는데 주요 지표로 활용되며 아시아로 인도되는 하루 900만배럴의 원유에 영향을 미친다.
사우디의 OSP 인하는 통상 국내 정유업계에 호재로 여겨진다. 중동에서 원유를 수입하는 국내 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에선 이같은 이유로 최근 S-Oil의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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