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목표가 올린 곳 '0', 크래프톤에 지워진 성장 서사
배틀로얄 경쟁 격화…내년 상반기까지 비어 있는 모멘텀
실적 늘었지만 컨센서스 미달…증권가 시각 더 냉담해져
신작 공백·비용 증가는 현실…기업가치 디레이팅 가속화
▲/제미나이
크래프톤을 둘러싼 증권가의 시선이 더욱 냉담해지고 있다. 실적이 급격히 나빠진 것도 아닌데, 하반기 들어 목표주가를 올린 증권사가 단 한 곳도 없다. 숫자보다는 구조와 방향성의 문제라는 게 시장의 해석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모멘텀 공백' 장기화가 발목을 잡았다. 배틀그라운드 이후의 성장 서사가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우려도 목표가에 고스란히 반영된 분위기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한국투자·부국·미래에셋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하반기 들어 일제히 크래프톤의 목표주가를 내려잡았다.
실적 자체는 방어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크래프톤의 지난 3분기 매출은 8706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486억원으로 7.5% 늘었다. 다만 증가 폭이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컨센서스를 하회한 실적으로 평가받는다.
문제는 '실적보다 스토리의 부재'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지는 구조적 모멘텀 공백이다. 업황 구조 변화와 개발 경쟁력의 상대적 약화가 더 근본적인 문제로 지목된다. 단기 실적보다 '내년 상반기까지 무엇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크래프톤 주가 추이. [사진=한국투자증권]
최근 크래프톤이 상대적으로 방어적인 구간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 많다. 주도적 성장 국면이 아니라, 경쟁사 변화와 업황을 따라가며 지켜내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글로벌 대형 개발사들이 엔진·인공지능(AI)·멀티스튜디오 체제를 앞세워 개발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면서다. 배틀로얄 장르의 경쟁 강도 역시 높아져 기존 흥행 타이틀이 시장 내에서 가져오던 우위가 점차 좁혀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작 일정이 내년 상반기까지 비어 있는 것도 부담이다. 기존 타이틀의 안정성은 확인됐지만, 매출 구조를 크게 확장시킬 만한 모멘텀이 당장 가시화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 '모멘텀 공백'을 단기 이슈가 아니라 구조적 리스크라고 보는 게 증권가 중론이다. 실제 증권가가 목표가를 일제히 낮춘 가장 큰 이유로 꼽히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크래프톤 목표주가를 39만원에서 30만원으로 종전 대비 20.4% 하향했다. 우선 한투는 매출 모멘텀이 둔화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핵심 라인업인 PUBG:배틀그라운드 PC와 중국의 '화평정영' 모두에서 경쟁 심화가 가팔라지고 있어서다.
한투는 특히 경쟁사인 텐센트의 슈팅게임(FPS) 신작 '델타포스 모바일'이 배틀로얄 장르의 경쟁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여기에 일렉트로닉 아츠(EA)의 신작 FPS도 글로벌 시장에서 초기 흥행이 이어졌다. 이또한 크래프톤의 입지를 위협하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향후 3~6개월 단기 구간에서는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평가다.
키움증권은 목표주가를 39만원에서 30만원으로 대폭 낮췄다. 역시 단순한 실적 문제가 아니라, 게임 산업 경쟁구조의 변화 자체가 문제가 됐다. 글로벌 경쟁사들이 AI 기반 개발 효율화와 엔진·솔루션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멀티 스튜디오 전략을 빠르게 도입하면서 개발 속도·품질·비용 경쟁력에서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크래프톤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경쟁사가 더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는 외부 압력이라는 점에서 구조적 의미가 크다.
특히 이런 변화는 배틀로얄 장르의 경쟁 강도를 한 단계 높이게 된다. 크래프톤이 강점을 유지해왔던 핵심 영역에서까지 상대적 부담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크래프톤이 투자한 포트폴리오 기업의 단기 캐시카우 기여도가 낮은 편이다. 중장기 성장성 대비 단기 실적 방어력도 취약하다는 의미다.
부국증권은 목표주가를 47만원에서 37만원으로 낮췄다. 비용과 모멘텀의 이중 공백이 문제라는 진단이다. 먼저 자회사 언노운월즈 연결 효과로 인해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가장 큰 단기 부담으로 꼽았다. 인건비와 고정비 구조가 확대되는 만큼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여기에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지는 신작 공백이 결정적인 리스크로 지목됐다. 매출의 레벨업을 기대할 만한 신작 일정이 없고, 기존 타이틀의 라이프사이클도 안정적이지만 성장 국면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비용은 늘고, 매출 모멘텀은 비어 있는 구조가 목표가 하향의 핵심 근거가 된다.
이준규 부국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게임 업종 내 가장 많은 신작 투자가 이뤄지고 있어 장기적으로 메가 지식재산권(IP) 추가 확보가 유력한 업체"라면서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모멘텀 부재가 불가피한 만큼 당분간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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