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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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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고점인가요?”…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이것’ 확인해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9.26 16:49

코스피 2.45% 급락·환율 급등
코스피 낙폭, 8월 ‘검은 금요일’ 이후 최대

삼성전자·하이닉스 ‘모멘텀 소멸’ 우려
“DRAM·NAND 공급 부족 전망”
“외국인 매수 이어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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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SK하이닉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과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약세) 등으로 한국 코스피 지수가 26일 급락하자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2.45% 내린 3386.05에 거래를 마치며 사흘 연속 하락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0.89% 내린 3440.39로 출발했으나 낙폭을 키우면서 3400선마저 무너졌다. 종가 기준 지수가 34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12일 이후 10거래일 만이다. 한때 3365.73까지 내리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 낙폭은 정부의 세제개편안 실망감에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달 1일(-3.88%) 이후 가장 컸다.


코스닥지수도 전장 대비 2.03% 내린 835.19에 거래를 마치며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도 추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일보다 11.8원 오른 1412.4원을 기록했다. 주간 거래에서 1410원대를 넘은 것은 지난 5월 15일(장 중 고가 1412.1원) 이후 처음이다. 환율은 24일부터 사흘째 상승하고 있으며, 전날에는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400원마저 돌파했다.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가 큰 폭으로 개선되자 금리인하 기대감이 약화하고, 한미 관세 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17일 96.212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이날 98대로 올라섰다.




환율

▲26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1.8원 오른 1412.4원을 기록했다. 연초 이후 환율 추이.

여기에 간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3500억달러 대미 투자 금액이 “선불(up front)"이라고 말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한국에 대미 투자 금액인 3500억달러를 소폭 증액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부터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점도 매도세를 자극했다. 구체적으로 의약품 100%, 대형 트럭 25%, 주방 및 욕실 가구 50%, 소파 등 천이나 가죽이 씌워진 가구 30%의 관세가 적용될 예정이다.


코스피 하락 여파로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이날 각각 3.25%, 5.61% 급락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이날 종가가 10일 이동평균선마저 하회하면서 주가 상승 모멘텀이 소멸한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개리 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한국 반도체 주식에 해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낙관론의 궁극적인 원동력은 미국에서 구축되는 대규모 인공지능(AI) 인프라"라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디램(DRAM)과 낸드(NAND)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사라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반도체 기업들이 AI 열풍에 수익성이 좋은 HBM(고대역폭 메모리) 분야로 전환하자 내년부터 DRAM과 NAND 공급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연초 이후 SK하이닉스 주가 추이.

▲연초 이후 SK하이닉스 주가 추이.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최근 발간한 '메모리 슈퍼사이클'이란 보고서에서 “HBM을 둘러싼 기회가 업계 성장률을 앞서고 있고 AI 서버와 모바일 디램 수요 덕분에 일반 메모리칩의 가격 변동률이 다시 가속하고 있다"며 “메모리 산업의 역학이 바뀌면서 모든 곳에서 공급 부족이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디램 공급 과잉 문제는 나아질 것이며 낸드는 AI eSSD(고성능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의 수요가 내년 갑절로 치솟으면서 공급 부족 상황으로 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이달 들어 크게 올랐음에도 여전히 저평가라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가 이달 24% 올랐음에도 선행 주가수익비율이 14배이며, 33% 오른 SK하이닉스의 경우 7배에 불과하다"며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이 26배인 것과 비교된다"고 전했다. 피보나치 자산운용의 윤정인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기업들은 미국보다 밸류에이션이 낮기 때문에 해외 투자자금의 지속적인 유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CLSA증권의 산지브 라나 애널리스트는 “삼성에 대한 외국인 보유율은 기존 고점인 58%보다 7%포인트 낮은 상황"이라며 “삼성이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는 기존 메모리 제품의 수요와 가격 상승이 AI 수요와 맞물려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 보유 비중이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AI 인프라 구축의 핵심은 메모리 반도체이며, 한국 기업들은 미국 기업들의 투자 확대에 수혜를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JP모건체이스, 씨티그룹, 노무라홀딩스를 비롯한 20개 기관은 삼성전자 주가가 2021년 1월 11일 기록된 역대 최고가인 9만1000원을 12개월 이내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SK하이닉스 역시 HBM 시장 지배력과 수익성 개선 전망에 따라 목표가가 잇따라 상향 조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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