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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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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의 경고 “트럼프 관세로 인플레 치솟는다”…주목받는 美 7월 CPI 발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8.11 18:04
USA-AZERBAIJAN/ARMENIA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로이터/연합)

전 세계를 상대로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상호관세가 최근 발효된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관세정책이 미국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앞으로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얀 하치우스 등 이코노미스트 팀은 투자노트를 통해 미국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더욱 전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소비자들은 지난 6월까지 관세 비용의 약 22%를 흡수했지만 그 비중이 67%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미국 기업들은 지금까지 관세 비용의 약 64%를 부담했지만 이 비중은 향후 10%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해외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기업들도 더 큰 타격이 예상됐다. 골드만삭스는 해외 수출업체들이 지난 6월까지 관세 비용의 약 14%를 흡수했지만 앞으로 이 비중이 25%까지 증가할 수 있대가 전망했다.


아울러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해 관세 정책으로 수혜를 보는 기업들도 가격 인상에 나섰다고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 팀은 덧붙였다.


이로 인해 미국 인플레이션은 더 가파르게 반등할 것이란 경고가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흐름을 파악할 때 가장 선호하는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이 올 12월 3.2%(전년 동월 대비)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6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2.8%로 기록됐다.




골드만삭스의 이같은 전망은 연준이 고용시장 악화에 대비해 9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관측이 부상한 와중에 제기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까지 기준금리가 4.0~4.25%로 0.25%포인트 인하될 확률을 88.4%로 반영하고 있다. 지난 1일 발표된 7월 고용보고서에서 미국의 고용 증가세가 지난 몇 달 동안 눈에 띄게 약해진 것으로 확인되자 시장에서는 연준의 9월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보는 분위기다.


연준의 미셸 보먼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은 올해 남은 세 차례의 통화정책 회의에서 매번 기준금리를 내릴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최근 펼치기도 했다. 그는 “관세에 따른 가격 인상은 일회성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효과가 사라지면 인플레이션은 2%로 돌아올 것이라고 본다"라고 판단했다.


앞서 보먼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달 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당시 금리 동결이란 다수 의견에 반대해 금리 인하 의견을 냈다. 연준 이사 2명이 동시에 반대 의견을 낸 것은 지난 1993년 이후 3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보수성향 싱크탱크 아메리칸 컴퍼스의 창립자인 오렌 캐스는 블룸버그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관점에서 인플레이션은 전반적인 물가 수준의 지속적인 상승"이라며 “관세 등의 정책으로 가격 변경이 일회성에 그치는 것은 중앙은행들이 걱정해야 할 인플레이션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오는 12일 오전 8시 30분(미 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12일 오후 9시 30분) 발표될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참가자들의 큰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관세발 인플레이션 조짐이 지난 6월 CPI를 통해 드러나기 시작했는데 7월 CPI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면 연준의 금리인하 전망에 힘이 크게 빠질 수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7월 CPI가 전년 동월대비, 전월대비 각각 2.8%, 0.2%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6월 CPI 상승률은 2.6%·0.3%였다.


7월 근원 CPI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6월 수치는 2.9% 상승으로, 현실화된다면 근원 CPI 상승률은 지난 2월(3.1%) 이후 다시 3%대로 반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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