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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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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자금조달 규제 완화, 글로벌 포트폴리오 확대 솔루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8.09 11:27

북미·유럽·동남아 기업 지분 인수 등 내수 한계 돌파

해외진출 위한 채권 발행 X…차입 목적 다각화 필요

보험사 해외 진출

▲보험사들의 해외 진출 가속화를 위해서는 자금조달 규제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사진=챗GPT]

생명·손해보험업계의 글로벌 진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포화된 국내 시장 의존도를 낮추지 않으면 성장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행 규제가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만큼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구당 보험가입률과 1인당 보험가입률은 각각 98%·95%에 달한다. 신규 수요 발굴이 쉽지 않다는 의미다. 합계출산율도 여전히 0명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다.


DB손해보험이 미국 자동차특화보험사 '포르테그라' 인수에 나서는 등 보험사들이 세계 무대로 눈을 돌리는 까닭이다. DB손보는 앞서 베트남 국가항공보험(VNI)·사이공하노이보험(BSH) 지분 75%를 인수한 바 있다.


삼성화재는 영국 손해보험사 캐노피우스의 모회사 '포튜나' 지분율을 18.86%에서 4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캐노피우스는 지난해 매출 4조8000억원·세전이익 5360억원을 기록했고, 삼성화재는 지분법 이익 880억원을 거뒀다. 삼성화재는 미국·영국·베트남·인도네시아·싱가포르 등 8개국 18개 거점을 운영 중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더욱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손보사들이 본업과 관련한 활동에 주력하는 것과 달리 생보사들은 파이프라인 다변화가 눈에 띈다. 종합금융사로서의 성격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교보생명은 9000억원을 들여 일본 SBI저축은행 인수를 진행 중이다. 보험 계약자들에게 저축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저축은행 고객에게 보험상품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도 창출한다는 목표다.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 노부은행 주요 주주로 올라섰고,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도 인수했다. 향후에도 지역별 차별화 전략으로 글로벌 금융생태계를 넓히고, 디지털 기술을 동원해 고객들에게 종합금융 솔루션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같은 수요에 필요한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해외사업 진출을 위한 자금조달 목적의 채권발행이 허용되지 않는 탓이다.


문제영 보험연구원(KIRI) 연구위원은 '보험회사 자금차입 유연화 필요성 검토' 리포트를 통해 “필요한 자금을 효율적으로 조달하고 기존의 사업모형을 혁신·확장하기 어려운 여건"이라며 “자본조달 비용이 높은 자본성증권에 주로 의존하고 있고, 기타 수단의 활용은 제한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재무건전성 충족을 비롯한 한정적인 목적으로 자금차입이 허용되는 까닭에 별다른 선택지가 없고, 비용 효율성도 높이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해외사례를 들어 국내 규제 개선의 필요성도 설파했다. 영국은 채권 발행에 있어 특별한 법적 제한이 없고, 필요에 따라 자본확충이 가능하다. 전분기말 현재 자기자본 이내로 채권 발행 한도가 설정된 국내와 달리 한도도 없다. 프랑스와 호주도 유사한 제도를 운용 중이다. 은행·증권 등 국내 타 금융권과 비교해도 보험사들에게 가해지는 제약이 크다.


문 연구위원은 “해외사업 확대와 회사 인수 등 다양한 목적의 후순위채 발행을 허용하면 효율적인 자금차입을 유도할 수 있다"며 “성장 잠재력이 높고 시장 포화도가 낮은 신규 보험시장 개척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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