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최태현

cth@ekn.kr

최태현기자 기사모음




‘IPO 겨울’ 끝났나…공모주 투자심리 회복에 상장주가 강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8.05 14:00

얼어붙었던 기업공개 시장 회복세

8월 대한조선을 시작으로 IPO 활황

한동안 침체했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공모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되살아나면서 신규 상장 종목들이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8월 IPO 흥행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대한조선 '블랙프라이데이' 상장에도 흥행 성공…수익률 60%↑

대표적인 사례가 대한조선이다. 지난 1일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 상장한 대한조선은 공모가 5만원 대비 최고 84.8% 오른 9만2400원을 기록했다. 같은 날 코스피는 3.88% 급락하며 '블랙 프라이데이'였던 만큼 대한조선은 더욱 투자자 눈길을 끌었다. 이후 일부 차익 실현 매물이 나타나며 조정받았지만, 4일 기준 종가는 7만9900원으로 여전히 공모가 대비 60%에 가까운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시가총액은 3조원을 넘겨 코스피 상장사 중 128위권에 안착했다.


대한조선의 흥행은 단순히 수급 흐름을 넘어, 업종 자체의 펀더멘털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다. 조선업계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20%대 영업이익률이 투자자의 눈길을 끌었다. 대한조선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률은 22.6%로 삼성중공업(4.6%)이나 한화오션(8.2%)보다 훨씬 높다. 최근 조선업에 대한 정부와 글로벌 기업의 대규모 투자 소식도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상장기업 현황

▲상장기업 현황

공모주 전반에 대한 분위기도 호전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상장한 7개 기업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은 평균 78.6%에 달했다. 상장 이후에도 지난달 31일까지 평균 26% 이상 주가가 유지되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지난달 4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뉴엔AI는 상장 당일 156% 급등한 이후에도 한 달 가까이 공모가 대비 두 배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달 7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싸이닉솔루션도 상장 첫날 69.4% 수익률을 기록했다.


투자자 관심은 수요예측 경쟁률로도 확인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은 평균 1022대 1로, 최근 8년 평균(855대 1)을 크게 웃돌았다. 일반 청약 경쟁률 역시 1427대 1을 기록하며 공모주 시장의 열기를 엿볼 수 있었다.




8월에도 이어지는 IPO 열기…'의무보유 확약'이 시장 흐름 바꾸나

IPO

▲사진=freepik

8월에도 공모주 열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시가총액 3000억원대 이상인 지투지바이오, 도우인시스 등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삼양컴텍(방산), 에스엔시스(조선 기자재), 에스투더블유(AI 보안 솔루션) 등 유망 업종의 기업이 줄줄이 청약에 나설 예정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달 중 11~13개 기업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고, 예상 공모금액은 8000억~9500억원으로 역대 8월 평균치(5845억원)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공모주 시장은 대어급은 없었지만 공모가 확정과 수익률 측면에서는 전반적으로 좋은 흐름을 보였다"며 “8월에는 대한조선이 대어 역할을 해줬고, 나머지 기업들도 시장에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고 평가했다.


IPO 시장이 다시 주목받는 데는 제도 변화도 한몫했다. 지난 7월부터 시행된 IPO 관련 제도 개편안에는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확약 확대 △수요예측 참여 자격·방법 합리화 △주관사 역할·책임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특히 기관 물량 중 40% 이상을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확약한 기관에 우선 배정하면서, 단기 차익을 노리는 '묻지마 청약'이 줄고 장기 보유 성향의 자금이 유입되는 구조가 마련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투자 열기가 과열될 경우,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 물량) 리스크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장 직후 기관 투자자의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질 때 주가가 급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장 직후 유통 물량, 기존 주주의 구주매출 비중, 공모 목적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단기적으로 가파르게 상승한 국내 증시에 대한 부담이 언급되는 가운데, 상장 직후 유통 물량에 대한 부담까지 더해지는 기업이라면 상장 직후 주가 흐름이 다소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