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KB국민·하나·우리금융지주.
4대 금융지주 관계자들이 금융감독원을 오가는 횟수가 급증했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금융감독체계 개편의 영향도 있지만, 1~3월이 특히 많았던 점을 고려하면 금융당국이 내부통제 강화 주문을 위해 호출을 늘린 것이 주요 원인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관계자들은 올 1~7월 총 216번 금감원을 방문했다. 이는 전년 동기(74회) 대비 191.9% 높은 수치다.
지주별로 보면 우리금융이 89회로 가장 많았고, KB금융(60회)·신한금융(39회)·하나금융(28회) 순으로 나타났다.
4대 지주 모두 지난해 보다 올해 금감원을 찾은 횟수가 많았고, 월별 방문 횟수도 늘어났다. 이들 지주 산하 은행의 방문횟수도 480회에서 548회로 14.2% 증가했지만, 1~3월에는 대체로 늘어난 반면 4월 이후로는 크게 줄어든 경우도 포착됐다.
당국은 금융지주, 은행, 대형 금융투자사, 생명·손해보험사 등에게 책무구조도 시행을 촉구했고, 이들이 관련 서류를 제출하기 위해 금감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책무구조도는 금융사가 각 임웜들의 내부통제 책임소재를 규정한 것으로, 금융사고 예방 역량 향상을 목적으로 지난해 도입됐다.
지주사별 이슈도 있었다. KB금융지주의 경우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 계열 캐피털사를 JB금융으로 넘기는 과정에서 당국과 긴밀히 소통할 필요가 있었다.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 인수, 신한금융은 정기검사가 방문 횟수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대규모 횡령을 비롯한 금융사고도 발생했다.
은행권에서는 KB국민·하나·우리은행장이 연초에 취임했다. 1~2월에 특히 방문 횟수가 많았던 이유다. 은행 4곳 모두 절반에 달하는 방문이 이 시기에 집중됐다.
또한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위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 도입 △자동차보험료 할인 △MG손해보험 계약 이전 및 재매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건전성 향상 △보험설계사 위촉 통제 강화 등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권을 향한 이재명 대통령의 '이자장사' 비판도 언급된다.
한편, 4대 금융지주의 금융위원회 방문 횟수는 26회에서 11회로 줄었다. 하나금융(7회→4회)을 제외한 3곳에서 절반 이하로 감소한 것도 특징이다. 은행은 80회에서 97회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