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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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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2Q]① 신용등급 올해도 하향 기조…조선·방위·전력기기↑, 석화·건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7.15 10:18

올해 상반기 국내 기업 중 신용등급이 내려간 기업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건설·유통 등 업황이 부진한 기업 중심으로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하반기 신용등급 전망도 하향 압력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상하향 배율 개선됐지만…등급 하락 기업 수 여전히 더 많아

14일 국내 신용평가 3사(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의 상반기 정기 평가를 분석한 결과, 장·단기 신용등급이 오른 기업은 66곳, 내린 기업은 82곳으로 집계됐다. 신용등급 상하향 배율은 0.80배로 지난해 0.53배보다 오르며 1배에 가까워졌다. 상하향 배율은 신용등급이 올라간 기업 수를 내려간 기업 수로 나눈 비율로, 1배 미만이면 등급이 내려간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상하향 배율은 2022년 말 1.57배를 기록한 뒤 줄곧 1배를 밑돌았다. 신용평가 3사의 평균 상하향 배율 추이를 살펴보면, △2022년 1.57 △2023년 0.68 △2024년 0.53 △2025년 상반기 0.80으로 2024년 0.53까지 내려갔다가 올해 상반기에 소폭 반등했다.


기업 신용등급 상하향 배율 추이

▲기업 신용등급 상하향 배율 추이

작년 상반기에 견줘 올해 상반기 상하향 배율은 크게 상승했다. 2024년 상반기 0.30에 불과했던 상하향 배율은 올해 상반기 0.80으로 올랐다. 신용평가사 3사 모두 신용등급 상하향 배율은 전년 상반기 대비 개선됐다. 2024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를 견줘보면, 한국신용평가(0.15 → 0.59), 한국기업평가(0.27 → 1.14), 나이스신용평가(0.60 → 0.79)는 각각 상승했다. 실적이 개선된 업종 중심으로 등급 상향 수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신용등급 하향 수도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등급 하향 수는 모두 82건으로, 2024년 연간 등급 하향 수인 86건에 육박한다. 등급 상향 수가 늘어났지만, 동시에 등급 하향 압력도 높아졌다. 김상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크레딧 시장 내 산업과 기업 간 양극화가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산업/기업 간 양극화 심화…하반기 부정적 전망 91건

신용등급이 오른 기업은 주로 조선업, 방위산업, 전력기기업 등에 쏠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풍산 등 방위산업체는 지정학적 위기 증가에 따른 글로벌 수요 확대와 업황 호조에 따른 실적 개선 및 재무 부담 완화로 신용등급이 올랐다.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업은 LNG 개발 프로젝트 확대에 따라 고부가가치 상선 수주가 늘면서 실적 개선세가 본격화해 신용등급이 올랐다.




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은 석유화학과 건설 등 업종에 몰렸다. 석유화학(롯데케미칼·LG화학·SKC·효성화학), 건설(롯데건설·현대엔지니어링·BS한양), 유통(홈플러스·형지글로벌) 등 업황이 좋지 않은 업종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내려갔다.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는 매년 상반기 실적과 최근 3년간 사업보고서 등을 고려해 정기적으로 기업 신용등급을 평가한다. 기업 입장에선 신용등급은 자금 조달의 이자율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다. 등급이 낮아지면 시장에서 요구하는 금리가 높아지고,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 실적 부진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조달비용이 늘고 이는 다시 유동성 위기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신용등급 전망 변동과 현황

▲신용등급 전망 변동과 현황 (단위 : 건)

하반기 신용등급 하향 압력은 여전히 높다. 신용등급 전망 변동 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긍정적 상향' 수는 38건, '부정적 하향' 수는 50건이다. 추가 신용등급 하향 우려가 남은 상황이다. 특히 경기 회복 지연과 미국 관세 리스크 불확실성이 신용등급 개선 발목을 붙잡고 있다. 신용등급 전망 변동은 기존 등급 전망이 상향 또는 하향으로 바뀐 건수를 뜻하며, 향후 등급 조정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하는 지표다.


상반기 기준 기업의 상태를 보여주는 신용등급 전망 현황을 보면, 부정적 전망이 긍정적 전망을 압도하고 있다. 상반기에 부여된 등급 전망은 긍정적 54건에 견줘 부정적 전망이 91건에 달했다. 신용등급 전망 현황은 현재 부여된 전망의 상태를 집계한다. 시장 전반의 리스크 수준을 파악할 수 있다. 김상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보수적인 가정으로 등급 전망이 모두 현실화했을 때, 상하향 배율은 0.59배까지 하락할 수 있다"며 “올해 하반기와 내년까지 크레딧 시장은 등급 하향 압력이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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