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대한상공회의소 'G20 상품수출 의존도 추이와 시사점' 보고서
우리나라의 상품수출 의존도가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돼 글로벌 통상조건 및 환경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음을 드러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9일 'G20 상품수출 의존도 추이와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지난 2023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상품수출 비중이 37.6%로 G20에서 최고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상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상품수출 비중은 G20의 독일(33.3%), 중국(17.9%), 일본(17.0%)보다 높고, G20 평균 비중(16.5%)보다 2배 넘는 수치다.
상품수출 의존도의 증가폭도 가팔랐다.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출범 이후 30년 간 한국의 상품수출 의존도는 1995년 21.1%에서 2023년 37.6%로 16.5%포인트(p) 상승해 멕시코(20.5%p) 다음으로 큰 증가폭을 나타냈다.
보고서는 상품 수출이 아닌 안정적 외화 수입원으로서 '본원소득수지'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본원소득수지는 해외 수취 임금, 해외 투자소득 및 이자 배당과 같이 생산요소를 제공하고 받는 소득거래를 말한다.
한국의 본원소득수지는 2000년대 이후 해외투자가 본격화하고, 순대외자산이 축적됨에 따라 2010년대부터 안정적인 흑자 기조로 전환됐다.
다만, GDP 대비 본원소득 비중은 4%로 경제 규모와 비교해 취약하며, △일본(9.8%) △독일(9.7%)과 비교해도 미흡한 수준이라고 보고서를 지적했다.
보고서 작업을 수행한 이주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영국과 일본의 서비스·본원소득수지 강화 노력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영국은 금융·유통산업 수출 노력을 통해, 일본은 해외자산 구축·투자 노력을 통해 지난해 기준 양국 모두 상품수지 적자를 봤지만, 각각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에서 큰 흑자를 내며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WTO 출범 후 30년간 영국의 서비스수지 흑자 규모가 16배 증가했으며, 2023년 기준 G20 중 두 번째로 높은 서비스수지 흑자를 내고 있다고 사례를 소개했다.
일본 정부도 2006년 무역 흑자에 의존하는 '수출 대국'에서 투자수익 확보를 목표로 하는 '투자 대국'으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해외 고수익 자산에 대한 투자를 대대적으로 확대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일본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는 2023년 기준 2591억 달러로 G20 가운데 가장 높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제품 수출에 기댄 성장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서비스·본원소득수지 공략을 위해 K-푸드·K-컬처의 산업화, 지식재산권 수출 전략화, 전략적 해외투자를 위한 제도 개편 등 다각적 노력을 통한 소프트 머니 창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