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무,홍보,민정 수석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우상호 정무수석, 강 비서실장, 오광수 민정수석, 이규연 홍보소통수석. 2025.6.8 xyz@yna.co.kr
이재명 대통령이 7일 대통령실 주요 보직에 대한 추가 인사를 단행하는 등 정부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에 우상호 전 의원, 홍보소통수석비서관에 이규연 전 제이티비시(JTBC) 대표, 민정수석비서관에 오광수 변호사를 각각 임명했다. 우 전 의원은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민주당내 '86세대'를 대표하는 정치인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의해 발탁돼 17대부터 21대까지 4선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민주당에서도 원내대표, 비상대책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오랜 경륜과 인맥을 자랑한다. 친명계가 아니고 계파색이 옅은 인물로, 비명계는 물론 야당인 국민의힘과도 대화가 가능한 몇 몇 안 되는 인사로 꼽힌다. 한참 후배인 강훈식 비서실장 임명에 따라 고사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풍부한 의정 활동 경험과 조정력 등 이재명 정부의 '협치'를 담당할 적임자로 낙점받았다는 후문이다.
오 민정수석은 이 대통령과 사시 동기로 오랜 시절 인연을 맺어 온 것으로 알려져 일찌감치 내정설이 돌았었다. 민주당내 보기 드문 검찰 특수통 출신이다. 누구보다도 검찰을 잘 알아 범진보 진영의 최대 숙원인 '검찰개혁'의 적임자라는 평가다. 다만 시민단체 등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일했던 경력 등을 거론하면서 검찰개혁에 오히려 적절치 않다며 반대해왔다.
이규연 홍보수석은 탐사보도 전문 기자로, JTBC에서 한동안 인기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쌓은 대중적 인지도와 이재명 정부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도, 현직에서 떠난 지 오래돼 폴리널리스트 논란에서 자유로운 점 등이 임명 배경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경제 성장', '미래산업', '유능한 실행력'에 방점을 둔 대통령실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수석비서관실 명칭 변경, 신규 직책 신설, 정책 실무자의 전문성 강화 등을 통해 국정 운영의 컨트롤타워로서의 대통령실 기능을 재정비했다. 기존 장관급 4, 차관급 11, 비서관 49 조직에서 장관급, 차관급은 그대로 두고 비서관 자리만 1석 늘렸다.
우선 경제 담당 보좌진이 두 갈래로 나뉜 것이 주목된다. 경제수석을 '경제성장수석'으로 바꾸고 하준경 한양대 교수를 임명했고, '재정기획보좌관'을 신설해 류덕현 중앙대 교ㅅ를 각각 임명했다.
이같은 대통령실 직제 변화는 앞으로 추진될 정부 부처 조직 개편과 맞물릴 것이 확실해 주목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기재부의 분리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예산 편성과 정책 기획 기능이 집중돼 정부 부처들 사이에서 '왕 노릇'을 한다는 문제 의식에서다. 이에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분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기재부의 예산 기능을 떼어내 대통령실 직속의 예산·재정 전략 수립을 강화하는 시도가 이번 개편을 통해 사실상 예고된 셈이다.
또 기존 과학기술수석실은 폐지하고 'AI미래기획수석'을 신설했다. 이 자리는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산업 육성, 인구·기후 위기 대응을 통합 관리하는 미래 전략 컨트롤 타워로 기능하게 된다. 강 실장은 “AI 산업 육성은 물론 첨단 기술 발전과 인구·기후 위기 과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민사회수석을 확장·개편한 '경청통합수석'을 신설했고, 폐지됐던 '여성가족비서관'을 '성평등가족비서관'으로 복원했으며 국정기록비서관 등도 신설했다. 국가위기관리센터는 안보실장 직속으로 이관하고, 국정상황실을 확대 개편해 약화됐던 위기 대응 체계를 강화했다. 청와대 복귀를 뒷받침할 '관리비서관'도 신설했다. 아울러 해수부 부산 이전과 북극항로 개척을 담당할 해양수산비서관, 검찰·사법 개혁을 맡을 사법제도비서관 등도 새로 만들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기재부 분할 △기후에너지부 신설 △교육·과학기술 기능 분리 △여가부 확대 등을 공약했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인수위원회 역할을 할 국정기획위원회를 신설하고 이한주 전 민주연구원장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이 위원장은 '기본소득' 전도사로 이 대통령의 정책 책사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4일 취임 직후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이종석 국정원장 후보자를 각각 지명했고, 강훈식 비서실장과 위성락 안보실장 등 주요 참모를 임명하는 등 정부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