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불확실성 해소·정책 훈풍에 기대감 고조
'하반기 3050 간다'…5월 외인 매수세 전망
단기테마보다 AI·방산·에너지 중장기 수혜 주목

▲사진=뤼튼테크놀로지스
6·3 조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내 증시가 들썩이고 있다. 주요 대선 후보들이 앞다퉈 증시 부양 공약을 내놓자 코스피는 최근 2700선을 회복하는 등 뚜렷한 반등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연내 코스피가 최대 3000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2700선을 돌파하며 연중 고점을 경신했다.
코스피가 2700선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8월2일 이후 약 10개월만이다. 코스피는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와 미국의 상호관세 이슈로 지난 10개월 사이 두 차례나 '블랙먼데이'를 연출했다.
우선 지난해 8월5일의 경우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하며 코스피가 하루 만에 8.77%, 코스닥이 11.3% 폭락했다. 이에 당시 한국거래소는 4년2개월 만에 코스피·코스닥 동시 사이드카(프로그램 매수 호가 효력 일시정지)를 발동했다.
두 번째 블랙먼데이가 연출된 것은 지난 4월7일이다. 당시 미국발 관세 전쟁 여파로 코스피가 5.57%, 코스닥이 5.25% 급락했다. 이날 역시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대·중·소형주를 가리지 않고 급락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최근 조기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국내 주식시장은 서서히 되살아나는 움직임을 보였다. 정치적 이벤트와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 흐름에 반영됐다는 게 증권가 중론이다.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주요 대선 후보들은 증시 부양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면서 상법 개정부터 주주권 강화, 배당 확대 등 구체적 방안이 활발하게 논의돼 왔다. 이에 대형주뿐 아니라 내수주, 금융, AI, 방산, 에너지 등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에도 자금이 유입되면서 전체적인 증시 반등으로 이어졌다.
코스피, 최대 3050 전망…정책 수혜 업종에 중장기 집중 필요
증권업계는 코스피가 상반기 저점 통과 후 하반기 더 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증권사들은 코스피가 최대 3000포인트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코스피 상단을 보면 △신한·미래에셋 2850 △NH투자증권 3000 △한화투자증권 3000 △유진투자증권 3050 등이다.
이러한 낙관론의 배경에는 여러 긍정적 요소들이 있다. 우선 6·3 조기 대선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또 새 정부가 증시 부양과 자본시장 선진화, 주주환원 정책에 속도를 낼 것이란 기대도 반영됐다. 여기에 미국과의 관세 협상 진전, 외국인 투자 환경 개선 등도 증시 상승 동력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 외국인 순매수가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신호라는 진단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현물과 선물을 합쳐 2조90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대선 과정에서 정치권이 자본시장 선진화를 강조하는 움직임이 뚜렷해졌다"며 “코리아 밸류업지수 리밸런싱 이후 가치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증시와 비교해도 코스피는 여전히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상황이라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단기적인 정치 테마주보다는 차기 정부의 방향성과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특히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AI·방산·에너지·내수 부양 관련 산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각 후보·정당별 다양한 공약들이 제시되면서 공약과 연관되는 산업·기업의 수혜 또는 피해 강도에 대한 의견이 등장한다"며 “이러한 내용들은 단기간 주식시장에 반영되며 변동성을 만들어내지만, 정치적 이벤트로 단기간 소멸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 연구원은 “하지만 반대로 중장기 정책적 수혜 산업이나 기업이 발굴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며 “차기 정부의 방향성과 거시적 환경 등을 고려한 중장기적 투자 전략 수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