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재가 발생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인근에 주차된 차량에 검은 재가 쌓여있다. 사진=네이버 카페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인해 고무 분진과 유해물질이 포함된 연기가 수일째 광산구 전역에 퍼지면서 주민 건강과 일상에 심각한 2차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광주시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와 관련해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고용위기지역 지정 등을 정부에 건의하는 등 신속한 피해복구에 나서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화재는 5월 17일 오전 7시 11분, 생고무와 화학약품을 혼합하는 정련 공정에서 시작돼 인접한 제2공장까지 확산됐다. 소방당국은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해 헬기 11대와 소방장비 168대를 투입, 31시간 40분 만인 18일 오후 2시 40분께 주불을 진화했다.
하지만 공장 특성상 진화는 쉽지 않았고 대량의 검은 연기가 수백미터 치솟으며 인근 주택과 상가, 시장까지 영향을 미쳤다.
화재로 인한 연기와 분진 피해 신고는 19일 오후 기준 326건에 달한다. 이 중 어지럼, 두통, 기침 등 건강 이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153건, 베란다와 차량 등에 쌓인 분진 등 물적 피해가 106건으로 집계됐다. 악취와 영업 피해에 대한 보상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인근 주민들은 “검은 연기가 며칠째 집을 덮쳐 숨쉬기조차 힘들다", “분진이 마당에 가득 쌓였다"고 호소하고 있다.
특히 한 피해 주민은 지역 커뮤니티에 “까만게 재인 줄 알았는데, 재가 아니라 탄 고무였다"며 “근처 사시는 분들 세차하려면 굳기 전에 빨리 하셔야 될 것 같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실제 주민들은 고무 분진으로 인한 일상 피해를 직접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광산구는 송정보건지소 1층에 피해 접수처를 마련해 5월 28일까지 주민 신고를 받고 있으며, 임시 대피소도 운영 중이다. 두통, 눈 충혈, 기침 등 건강 이상 증상이나 심리적 불안을 호소하는 주민에게는 심리상담과 건강검진이 제공된다.
금호타이어는 “지역사회와 고객께 심려를 끼쳐 깊이 사과드린다"며 “관계 당국과 협조해 최대한 신속하게 피해 복구와 주민 보상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관리 시스템 강화와 전사적 안전 점검도 약속했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진화 이후 현장 조사를 통해 파악될 예정이다. 광산구는 이번 실태조사가 보상으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밝혔지만 금호타이어 측은 “피해가 확인되는 대로 최대한 보상하겠다"고 강조했다. 광주시와 금호타이어, 광산구는 피해 접수와 건강 모니터링, 환경 정화 등 후속 조치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