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코스피는 38.92p(1.57%) 오른 2,525.56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9.96p(1.39%) 오른 726.08로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처럼 유화적인 메시지를 발신하자 글로벌 증시가 강세를 보였다.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그동안 강세를 이어왔던 금 등 안전자산에도 매수세가 한풀 꺾였다.
23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7% 오른 2525.56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이달 들어 최고치다. 코스닥 지수도 전장 대비 1.39% 오른 726.08에 장을 마감, 지난달 2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증시를 짓누르던 부정적인 요인들이 완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향해 유화 메시지를 전하면서 중국과의 무역 갈등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협상이 타결되면 대(對)중국 관세율이 상당히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고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도 현재 수준의 관세가 “지속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최근 시장의 불안감을 높였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퇴 압박에 대해서도 해임 의사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시장 불안이 한층 완화되자 다른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는 1.88% 상승했고 호주 S&P/ASX200 역시 1.33% 상승 마감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4.5% 급등한 1만9639.14에 장을 마감했고 홍콩 항셍지수는 이날 오후 3시 38분 기준 2.21% 상승 중이다.
미국 주요지수 선물은 현재 1%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약세였던 달러화 가치와 미 국채 가격은 올랐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최근 97선을 밑돌았지만 현재 전장 대비 0.34% 오른 99.03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4.356%로 내려갔다.
안전자산 수요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금값은 떨어졌다. 전날 처음으로 온스당 3500달러를 넘겼던 금값은 현재 전장 대비 2.58% 폭락한 온스당 3331.34달러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페퍼스톤그룹의 크리스 웨스턴은 “아직 초반이지만 시장 분위기가 확실히 전환되고 있다"며 “전날 강력했던 '셀 아메리카' 흐름이 일부 되돌려졌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의 스투어트 카이저 주식 트레이딩 전략 총괄은 “핵심 무역 동맹국들과 무역협상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며 “유럽, 인도, 일본, 한국, 호주가 이에 해당될 것으로 예상하며, 좋은 진전이 있어 각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시장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SMBC 니코증권의 마루야마 요시마사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시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처음에는 좋게 반응할 수 있지만 그의 정책에 대한 불신은 여전히 깊다"며 “연준 의장을 해임할 의향이 없다는 발언은 시장을 진정시키려는 시도일 수 있겠지만 누적된 불신을 해소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