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집단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으로 국내 대기업들의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 10곳 중 7곳은 내년도 투자계획조차 세우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3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500대 기업 투자계획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68%가 내년도 투자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못했거나(56.6%) 투자계획이 없다(11.4%)고 답했다. 투자계획을 수립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32%에 그쳤다.
특히 투자계획 '미정' 기업 비중은 지난해 조사(49.7%)보다 6.9%포인트 늘었고, '계획 없음' 응답도 지난해(5.3%)보다 6.1%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대내외 경제여건이 악화되면서 기업들의 투자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음을 보여준다.
투자계획을 수립한 기업들의 전망도 밝지 않다. 이들 기업 중 59%는 내년 투자규모를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답했으며, 28.2%는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증가'하겠다는 응답은 12.8%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조사에서 '증가'(28.8%) 응답이 '감소'(10.2%)보다 많았던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2025년 투자 리스크 요인. 출처=한경협
투자계획이 미정인 기업들은 그 이유로 △조직개편·인사이동(37.7%) △대내외 리스크 영향 파악 우선(27.5%) △내년 국내외 경제전망 불투명(20.3%) 등을 꼽았다. 투자를 줄이거나 투자계획이 없는 기업들은 그 배경으로 △2025년 국내외 경제전망 부정적(33.3%) △국내 투자환경 악화(20%) △내수시장 위축 전망(16%) 등을 지목했다.
내년 설비투자 전망도 소극적이다. 전체 응답기업의 77.8%는 내년 자사의 설비투자가 '기존 설비를 유지·개보수하는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적극적으로 설비를 늘리겠다'는 응답은 18.9%에 그쳤으며, '구조조정에 중점을 두겠다'는 답변도 3.3%에 달했다.
기업들은 내년도 투자의 주요 리스크로 △글로벌 경기 둔화(42.9%) △고환율 및 물가상승 압력(23%) △보호무역주의 확산 및 공급망 교란 심화(13.7%) 등을 우려했다.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자금조달 등 금융지원 확대(21%) △투자공제 등 세제지원 강화(16.9%) △지배구조 및 투자 관련 규제 완화(15.3%)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국내 기업의 투자를 저해하는 주된 애로사항으로는 △설비·R&D 투자에 대한 세금·보조금 등 지원 부족(37.4%) △ESG(지배구조, 환경, 사회) 관련 규제(21.3%) △설비투자 신·증축 관련 규제(15%) 등이 지적됐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과거 경제위기 때마다 기업 투자가 위기 극복의 열쇠였는데, 최근 기업들은 투자 확대의 동력을 좀처럼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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