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이 28일 오전 넥슨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메이플스토리 확률 조작 사건(보보보 사태)에 대한 대법원 판결 후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갖고 있다. 사진=게임기자단
게임사가 확률형 아이템 허위 고지로 피해를 본 이용자에게 구매 금액 일부를 환불해야 한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28일 대법원 제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넥슨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김모씨가 넥슨코리아를 상대로 제기한 매매대금 반환 소송에 대해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넥슨은 김씨에게 구매 금액의 5%인 57만2265원을 지급해야 한다.
김씨는 이번 판결과 연결되는 사건인 이른바 '보보보 사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최초 신고하고, 민사 소송을 제기한 인물이다.
이 사건은 지난 2021년 넥슨이 유료로 판매하는 확률형 아이템 '큐브'에서 특정 능력치 옵션이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촉발됐다. 당시 넥슨은 보스 몬스터 공격 데미지 증가 옵션이 3번 붙을 수 있는 능력치(보보보)도 등장한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이같은 능력치가 출현하는 비중을 실제 고지 내용보다 낮게 설정했음이 드러나며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김씨는 “게임에 이용한 금액 1100만원을 환불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확률형 아이템 확률조작에 관한 게임사의 법적 책임 인정 여부와 범위를 따지는 사건인 만큼 업계와 이용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2심 재판부가 지난해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며 상황이 달라졌다. 당시 재판부는 “아이템 확률을 차단한 행위는 넥슨의 의도적·계획적 설정의 결과로 판단된다"며 “이용자 선호도가 높은 아이템 출현 비중을 낮게 설정하고도 오랫동안 공지하지 않은 행위는 단순한 부작위 내지 침묵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청구액의 5%에 해당하는 57만2265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넥슨은 이에 불복해 상고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피고(넥슨)의 상고이유는 소액사건심판법에서 정한 적법한 이유가 될 수 없다"며 기각했다. 김씨 측이 낸 부대상고 또한 상고이유서 제출 기간이 지난 뒤 제기돼 각하했다.
소액사건심판법은 지방법원 및 지방법원지원에서 소액의 민사사건을 간이 절차에 따라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 민사소송법에 대한 특례를 규정한 것이다. 판결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했거나, 대법원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 등에 대해서만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다. 해당 법이 정한 상고 이유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취지다.
법조계 관계자는 “소액사건심판법은 적법한 상고이유를 매우 제한적으로만 인정하고 있다"며 “다만 상고심에서 양측 거래 관련 법리가 다뤄지지 않은 만큼 아이템 매매계약의 법리에 관해 판단했다고 볼 순 없다"고 설명했다.
확률형 아이템 조작의 법적 책임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내려진 첫 사례인 만큼 향후 진행될 수 있는 유사한 법적 분쟁에 대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종의 기준으로 작용하게 됨에 따라 지난 3월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 시행 전후로 관련 의혹에 휘말렸던 게임사들의 제재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관련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변호사)은 판결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수백 개의 큐브 구매 계약 중 5%만 취소한다는 내용이 우리 민법의 해석상 가능한지에 대한 내용이 이번 판결의 핵심 쟁점 중 하나였다"며 “이번 판단이 향후 게임업계에서 강력한 기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자연스럽게 단체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협회장은 이번 소송과 별도로 지난 1월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불거진 메이플스토리 확률조작 의혹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500인 단체소송을 대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넥슨 관계자는 “회사는 유사한 사안에 대한 한국소비자원의 집단분쟁 조정안을 지난 9월 받아들이고 분쟁조정을 신청하지 않은 이용자들에게도 보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용자의 신뢰 회복과 더 나은 게임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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