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모빌리티쇼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사진=이찬우 기자
'배터리 구독 서비스'가 높은 가격과 화재불안으로 위축된 전기차 시장을 구할 구세주로 떠오르고 있다. 차량 가격에서 배터리 값을 빼 전기차 구매 비용을 낯추고, 제조사가 직접 배터리를 관리해 화재 예방까지 가능한 획기적인 방안이라는 평가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현대자동차·기아·제네시스)은 올해 하반기 '배터리 구독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아는 지난해 현대캐피탈, 신한EZ손해보험과 서비스 실증을 진행했다.
최근 전기차는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고 있다. 내연기관차 대비 높은 가격으로 인해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맞이한데다 연이은 화재사고로 인식이 더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완성차 기업들은 '배터리 구독 서비스'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이 서비스는 '높은 가격'과 '화재 불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소비자들의 전기차 수요를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구독 서비스는 배터리를 제외한 차량 가격만을 초기 구매 시 지불하고 배터리 가격은 매월 구독료를 납입하는 방식이다.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약 40%를 차지하기 때문에 구매가에서 이 값을 뺀다면 초기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더불어 구독하는 기간의 배터리 가치만 비용을 내기 때문에 차량 유지비도 절감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배터리에 대한 소유권을 소비자가 아닌 기업이 갖고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어 화재 예방도 가능하다.
정부도 배터리 구독에 대해 긍정적이다. 2022년 8월 국토교통부 규제개혁위원회는 전기차 배터리 구독 서비스의 시장 진출이 가능하도록 자동차등록원부를 개선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자동차등록령을 개정해 자동차 소유자와 배터리 소유자가 다를 경우 자동차등록원부에 기재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한 것이다.
구독 서비스 출시에 첫 발을 내딛은 곳은 기아다. 지난해 7월 기아는 현대캐피탈, 신한EZ손해보험과 배터리 구독 사업 실증에 나섰다.
기아는 배터리 구독 서비스 총괄기획, EV 차량공급, 폐배터리 매입·활용처 확보를 담당하고, 현대캐피탈은 배터리 리스 상품 개발, 신한EZ손해보험은 배터리 전용 보험상품 개발을 담당해 진행했다. 해당 서비스는 올해 하반기 중으로 출시 계획이다.
기아 관계자는 “배터리 구독 서비스는 기아의 택시 전용 PBV 모델인 니로플러스에 가장 먼저 적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도 배터리 구독 서비스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배터리 구독 서비스는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상품"이라며 “초기 비용에서 약 3000만원에 달하는 배터리 가격을 뺄 수 있어 진입이 용이해지고 월 구독료를 포함하더라도 내연기관 대비 유지비용이 저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독 서비스가 활성화 되면 제조사가 배터리 소유권을 갖기 때문에 전기차 화재 등 사고의 법적 책임 문제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며 “우선적으로 법인차 시장을 위주로 서비스가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7일 현대차그룹은 이와 유사한 성격의 캐스퍼 일렉트릭 전용 리스 금융 상품 '배터리 케어 리스'를 선보였다. 이 상품은 캐스퍼 일렉트릭 구매 시 '사용 후 배터리'의 잔존가치를 선반영 할인해 리스 비용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배터리에 대한 고객 불안감을 해소하고 전기차의 초기 가격 부담을 낮춰 전기차 대중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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