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수 영진약품 대표. 사진=영진약품
자양강장제 '영진구론산바몬드'로 친숙한 72년 역사의 제약사 영진약품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의 실적부진 탈출에 성공한데 이어 신약개발 제약사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20일 영진약품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649억원, 영업이익 46억원을 올렸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9.7% 늘고 영업이익은 820%나 증가한 수치다.
금액은 크지 않지만 증가율을 기준으로 보면 올해 1분기 국내 상위 30대 제약바이오 기업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이다.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31억원)을 올해 1분기만에 넘어선 점도 고무적이다.
매출 2000억원대의 중견제약사 영진약품은 코로나가 한창인 지난 2021~2022년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에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기록했던 100억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이 기대된다.
영진약품의 올해 1분기 실적호조에는 코디프로 등 호흡기질환 의약품과 고혈압 치료제, 항생제 등 전문의약품 매출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주문자 위탁생산(OEM) 부문이 성장한 것도 한 몫 했다.
1952년 설립돼 1963년 영진구론산바몬드(현재 해태HTB가 제조·판매) 출시를 비롯해 소화제 판크론, 고지혈증 치료제 크레아진 등으로 인지도를 높여온 영진약품은 1997년 외환위기로 KT&G 계열사에 편입된 이후 성장이 더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더욱이 코로나 기간 해외수출 판로 차단 등으로 2년 연속 영업적자에 빠지자 영진약품은 2022년 종근당 글로벌사업본부장 출신 이기수 대표를 영입하고 해외판로 확대, 판매제품 수 조정, 판관비 감축 등 체질개선에 돌입, 올해 1분기까지는 일단 합격점을 받고 있다.
업계는 영진약품이 코로나 기간에도 매출은 꾸준히 증가해 온 만큼 지난해 흑자전환을 계기로 R&D 투자에 보다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영진약품은 지난해 12월 경기 화성 남양공장에 항생주사제 건물 증축공사에 착공, 내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 215억원을 투자한 이 항생주사제동 증축이 완료되면 영진약품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항생주사제 생산능력이 기존 800만 바이알에서 2000만 바이알로 확대된다.
이와 동시에 영진약품은 인공지능(AI) 기반 바이오 빅데이터 벤처기업 바스젠바이오와 함께 희귀질환 치료 신약 'KL1333' 개발을 진행 중이다.
KL1333은 영진약품이 지난 2017년 스웨덴 제약사 아블리바(Abliva)에 기술수출한 미토콘드리아 이상 질환 치료 신약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희귀의약품 및 패스트트랙 의약품으로 지정받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바스젠바이오가 개발한 임상시험 약효 및 부작용 시뮬레이션 기술 'DEEPCT'를 활용해 임상시험 결과를 미리 예측함으로써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진약품 관계자는 “바스젠바이오와의 공동연구 등 오픈이노베이션에 주력해 신약개발 경쟁력을 제고하고 영진약품의 영광을 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