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유4사 CI
정유업계가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제품마진도 부진한 탓이다.
1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5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브렌트유, 두바이유의 평균은 81.7달러로 집계됐다. 한달 반만에 8.9%(약 8달러) 가까이 낮아진 셈이다.
국제유가 급락은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끼친다. '원산지'를 출발한 원유가 공장에 들어와서 정제되는 동안 가격이 떨어지는 등 재고관련 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정제마진도 축소되는 등 정유사들에게 좋지 않은 방향으로 형성되고 있다. 국내 원유 도입가가 오른 반면 휘발유·등유·경유 가격이 인하된 탓이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값에서 원유값·수송비·운영비 등을 제외한 값으로, 국내 기업들의 손익분기점(BEP)은 5달러 수준이다.
아시아향 공식판매가격(OSP)이 지속적으로 인상되는 것도 악재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6월 OSP가 배럴당 2.9달러로 책정되는 등 3개월 연속 오른다고 설명했다.
OSP는 사우디 아람코가 한국 등으로 수출하는 원유값을 두바이·오만 벤치마크 유종 평균 가격에 붙이는 수치다.
업계는 최근 정제마진이 수익을 내기 힘든 상황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글로벌 원유 공급량이 수요 증가폭을 넘어서는 등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최근 올해 글로벌 석유 수요가 전년 대비 일일 92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달 보다 3만배럴 하향 조정된 수치다.
4월 중국 원유수입량이 전년 대비 5% 이상 늘어났으나, 이달 초 미국 내 휘발유·경유 수요가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로 하락했다.
EIA는 그러나 공급이 97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10만배럴 이상 높게 잡은 것이다.
이는 캐나다·브라질·가이아나 등이 생산량 확대를 견인하는 까닭으로 풀이된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러시아의 4월 생산량도 쿼터를 32만배럴 가량 상회한 것으로 분석했다.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도 이같은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생산량은 일일 2681만배럴 규모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 통신은 이라크·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한 국가들이 할당량 이상을 공급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의 경우 (사우디 주도의) 감산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가 협력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업계 관계자는 “재정난을 겪고 있는 산유국들이 감산에 지쳐가는 모양새"라며 “정유사들에 대한 횡재세 논의가 재점화되고 있지만, 책정하기도 힘든 '웃픈'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