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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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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약품 국산신약 출현에 HK이노엔·대웅제약 ‘화들짝’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4.25 18:46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 국산 37호 신약 승인
차세대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제일약품 첫 신약 쾌거
동일계열 HK이노엔 ‘케이캡’·대웅제약 ‘펙수클루’과 한판 승부

제일약품

▲제일약품 본사 전경

중견 제약사 제일약품이 국산 37호 신약 승인을 받으며 창사 이래 첫 신약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에 승인된 신약은 차세대 계열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앞서 동일 계열의 신약을 출시한 HK이노엔 및 대웅제약과 한판 승부가 불가피하게 됐다.


25일 제일약품에 따르면, 제일약품의 신약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자체개발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자큐보정(성분명 자스타프라잔)이 지난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최종 품목허가를 승인 받았다.


이번 승인은 지난 2022년 11월 대웅제약의 당뇨병 치료 신약 '엔블로' 이후 1년 반만의 국산 신약 탄생이자 제일약품 창사 이래 첫 국산 신약 승인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관절염 치료제 케펜텍, 제일파프 등으로 유명한 제일약품은 연매출 7000억원대의 중견 제약사이지만 외부 도입상품 매출비중이 80%에 이르는 등 신약개발 제약사 이미지와 거리가 있었다.


지난 2020년 제일약품이 설립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이번에 국산 신약을 승인받음으로써 제일약품은 동아쏘시오그룹 등 상위 제약사 및 SK케미칼 등 대기업 계열 제약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특히, 이번에 승인받은 자큐보정은 기존 국내 시장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는 HK이노엔 '케이캡' 및 대웅제약 '펙수클루'와 동일 계열의 신약이라는 점에서 향후 경쟁 결과가 주목된다.


자큐보정은 위식도역류질환 등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에서 기존 프로톤펌프 저해제(PPI) 제제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차세대 계열인 칼륨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의 신약이다.


PPI는 지난 30여년간 위산 관련 질환 치료에 꾸준히 사용돼 왔으나 느린 작용시간과 불안정한 약제작용, 미미한 야간 산분비 억제효과 등의 한계를 보여 왔다. 특히 아침 공복이나 식전에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큰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반면 P-CAB 계열 신약은 PPI와 다른 기전으로 위산 정도에 관계없이 즉각적인 효과를 보이고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빠르게 PPI 계열 제제를 대체하고 있다.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은 2019년 국산 30호 신약인 케이캡이 국내 최초로 출시됐고 2022년 펙수클루가 34호 신약 타이틀로 두 번째 출시됐다.


지난해 기준 국내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약 2000여억원 규모로, 케이캡이 약 1200억을 차지해 1위, 펙수클루가 550억원으로 2위를 달리고 있으나 매출 증가율은 펙수클루가 높다.


올해 들어 HK이노엔은 보령과, 대웅제약은 종근당과 각각 제휴를 맺고 케이캡과 펙수클루 공동판매에 나서며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업계는 올해 출시를 목표로 하는 자큐보정이 합세해 삼파전이 되면 국내시장 경쟁이 더 심화되는 동시에 PPI 시장의 P-CAB 전환과 해외 P-CAB 시장확대에 시너지를 낼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에서 PPI 시장이 75%, P-CAB 시장이 25% 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는 PPI 시장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외 모두 P-CAB 시장점유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 관계자는 “대형 제약사의 전유물과 같던 신약 허가를 온코닉테라퓨틱스와 같은 특화된 신약연구 개발기업이 임상부터 최종 허가까지 이루게 돼 의미있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큐보정의 우수성을 기반으로 국내외에서 K-신약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신약연구개발 기업으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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