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스자산운용 CI
운용사 최초로 영구채를 발행했던 이지스자산운용이 최근 다시 영구채 발행에 나선다. 영업활동을 위한 재원 마련이 이유이다. 최근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부동산 펀드 관련 담보대출이 채무불이행(Event of Default, EoD) 위기에 빠지면서 공격적인 시장 전략으로 위기를 돌파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480억원 규모 영구채 발행
이지스자산운용은 26일 제17-1, 17-2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사채의 청약에 나선다. 이번 사채는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무증권으로 신종자본증권이라 불린다. 만기가 없거나 매우 길어 일명 '영구채'로 불리기도 한다. 이번 이지스자산운용의 사채도 만기가 30년이다.
총 발행규모는 480억원으로 제17-1회차는 150억원을 발행하며 130억원은 유안타증권, 20억원은 한국투자증권이 대상자다. 제17-2회차는 330억원 규모로 30억원은 유안타증권, 300억원은 IBK투자증권이 대상자로 선정됐다.
표면이자율은 17-1회차 연 8.1%, 17-2회차 연 8.2%로 결정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영구채 발행에 나서는 것이 기존 영구채 상환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 2021년 3월 국내 운용사 최초로 6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만기 30년에 발행일로부터 3년 뒤 조기상환권(콜옵션) 행사가 가능한 채권이었다.
금융투자업계는 이지스자산운용이 해당 영구채의 조기상환에 나서리라고 봤다. 최근 6%대의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이를 영구채 조기상환에 사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이지스자산운용은 영구채 발행후 3년을 맞았던 지난 19일 조기 상환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지난 2월 발행한 공모채 자금 600억원이 사용됐다.
한편 기존 영구채가 전액 상환되며 재무제표 상 자본이 600억원 줄어든다. 이에 부채비율 관리 목적으로 금일 이번에 영구채를 신규 발행한 것이다.
◇'몰오브케이' 위기 돌파 관건
한편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 21일 금융투자협회 펀드공시를 통해 '이지스리테일부동산투자신탁194'에 발생한 손실 가능성을 공개혔다.
해당 펀드는 서울 광진구 소재 복합 리테일 '몰오브케이'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지난 2018년 6월에 설정됐다.
이지스자산운용에 따르면 현재 이 펀드는 재원 부족에 따른 대출이자 납부의 어려움으로 자산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월 진행한 매각공고에서도 응찰자가 없는 상태다.
주요 임차인인 CJ CGV의 임대료를 할인해주고 선납받는 등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지만 펀드의 자금사정 상 다음 이자지급일인 6월 25일에 납부해야 하는 대출이자 재원이 부족할 것이라는 게 이지스자산운용의 예상이다.
당초 연 3.7%의 고정금리를 지급하는 대출이었지만 지난해 6월 신탁기간을 2년 연장하면서 1년차는 연 7.5% 고정 금리, 2년차는 등촌신협조합에서 고시하는 기한부예탁금 12개월 평균금리에 연 7.5%를 합친 뒤 기준금리를 차감한 가산금리로 정했기 때문이다.
현재, 대출이자 납부재원 조달을 위한 후순위 대출 모집에 나서고 대주단과는 대출이자 지급일 추가 연장안도 협의 중이지만 모두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몰오브케이' 관련 분기마다 지급하는 이자 규모는 7억5000만원 수준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해당 자산의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펀드 투자자분들이 최초 투자금 대비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이처럼 운용하는 펀드의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대내외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경영권 매각을 진행 중이라는 보도까지 나오는 가운데 최근 금융당국이 이지스자산운용의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들여다보고 징계를 내릴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되는 중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아주 빠른 속도로 사세를 키운 회사다보니 이제 성장통이 나타나는 것"이라며 “처리할 일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지켜보는 시장에서도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