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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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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에너지+] 귀에서 ‘삐~, 윙~’ 소리…이명환자 해마다 30만명 이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3.17 16:35

■ 장기 방치 따른 동반증세 및 치료법

국내환자 주관 평가 많고 진료 기피 “환자수 더 많아”

증세악화 놔두면 불안증·우울감·인지력 저하 등 동반

이명도검사·재훈련치료 권고…심할땐 인공와우 이식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송재진 교수 진료 장면

▲이명 증상이 자주 나타나면 이비인후과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적절한 대책을 찾아야 한다. 사진은 분당서울대병원 송재진 교수가 이명 증상 환자의 귓속을 귀내시경으로 진료하고 있는 모습.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주변은 조용한데 갑자기 귀나 머리 쪽에서 매미소리, 바람소리, 사이렌소리 같은 것이 일시적으로 들리다가 사라지는 현상을 겪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흔히 '귀울림'이라고 하는 이명(耳鳴)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통계를 보면, 지난 2018∼2022년 동안 이명으로 진료받은 환자 숫자는 매년 약 30만∼35만명에 이른다. 전문의들은 많은 이명환자들이 진료를 받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이명 환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한다.


귀 질환 분야를 다루는 대한이과학회에 따르면, 이명이란 특정한 질환이 아닌 귀 혹은 머릿속에서 들리는 어떤 소리에 대한 주관적인 느낌을 말한다. 대개 느끼는 '삐~' 하는 고음이나 '윙~' 하는 잡음소리인데, 외부로부터의 소리 자극이 없는 상황에서 소리가 들린다고 느끼는 증상이다. 특히, 고음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고, 들었을 때 유쾌한 소리가 아니기 때문에 오랜 기간 지속증상이 나타나면 상당한 불편감과 스트레스를 느끼게 된다.


◇ 장시간 큰 소음 노출, 청각기관 손상 등 원인 다양


이명의 원인이 되는 질환으로는 △내이 질환 △장시간 과도한 소음 노출 △중이염 등 청각기관의 손상으로 오는 것부터 고혈압·동맥경화·빈혈 등 청각기관 주위 구조물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그럼에도 이명의 근본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최근 발표된 연구들에 따르면, 이명은 여러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청력의 변화에 따른 일종의 '잘못된 청각'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청력에 감소함에 따라 듣지 못하게 되는 소리가 생기고, 그 부분을 우리 뇌에서 가짜소리로 채워주면서 듣지 못하게 된 소리를 계속 듣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것이란 설명이다.


이명은 개인적으로 청력이 가장 많이 떨어진 주파수의 소리가 나는 경우가 많다. 보통 나이가 들면서 고음 청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음쪽 소리, 즉 '삐~' 하는 소리가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대로 저음 청력이 떨어진 경우에는 소라에서 나는 소리와 같은 '웅~' 하는 저음의 소리가 느껴진다. 특징적으로 맥박이 뛰는 듯한 소리가 나는 경우를 '박동성 이명'이라고 하는데, 이 경우는 귀 주변 혹은 머릿속 혈관의 문제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송재진 교수는 “이명이 지속될 경우 심리적으로 예민해지면서 정서적 불안감이나 우울감이 증가할 수 있고, 집중력 및 인지기능의 저하가 동반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발표되고 있다"면서 “어지럼과 난청, 이명이 같이 동반되는 메니에르병과 잦은 두통도 연관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 불치병 아닌 '호전가능 증상'…자가진단 아닌 이비인후과 치료 우선


이명은 주관적인 증상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우선 청력 기본검사를 하고 환자가 느끼는 이명을 객관적인 수치로 정량화하는 '이명도 검사'가 가장 일반적인 검사다. 또한, 이명의 크기나 이명으로 인해 괴로운 정도를 보다 세밀하게 평가하기 위해 문진표나 설문지를 이용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환자가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심리적 불편감을 느끼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판단하게 된다. 그러나, 환자가 스스로 본인의 증상을 주관적으로 평가하다 보니 정확한 진단을 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이명을 이해하고 일상생활에서 개선해야 할 요소들을 설명 듣는 상담치료인 '이명 재훈련치료'도 큰 도움이 된다. 그 밖에도 뇌를 자극하는 치료나 다양한 약물치료 등을 통해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


이는 육체적, 정신적 피로도 이명을 악화시키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이명은 실제 귀에서 어떤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니라 청력의 변화에 대해서 우리 뇌가 잘못 반응하여 만들어내는 잘못된 청각 인지이기 때문에 이명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무시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명 재훈련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도 바로 이 점이다.


전문가들은 주변이 너무 고요하면 상대적으로 이명을 더 크게 느끼기 때문에 음악, 라디오, 선풍기 소리 등 생활소음을 이용해서 이명을 상대적으로 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송 교수는 “증상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절대 포기하지 않고 치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송 교수는 “가장 중요한 점은 이명은 '고칠 수 없는 질병'이 아닌 '좋아질 수 있는 증상'이라는 점"이라며 “최근에는 심한 난청과 이명으로 고통받다가 '인공와우 이식술'이라는 수술을 받은 후 좋은 결과를 보이는 경우가 늘고 있으므로, 증상이 심해 고통 받는 환자분들은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여 반드시 진단과 치료를 받아볼 것을 권유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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