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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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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파트너라는 에스넷의 임원은 왜 주식을 팔았을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2.27 15:24

김기철·김병수 부사장, 보유지분 매도
규모는 작지만 민감한 시기에 ‘구설수’
호재는 많은데 주가는 박스권에 갇혀

에스넷 CI

▲에스넷 CI

코스닥 상장법인 에스넷의 주요 임원이 지분 매도에 나서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에스넷은 최근 엔비디아와 파트너십 체결 등의 소식을 알리며 주가가 급등하던 상황이다. 게다가 지금은 감사보고서 마감을 앞두고 있는 시기다. 주요 주주의 지분 매도 소식이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확인할 결과 에스넷의 김기철 부사장과 김병수 부사장은 지난 19일 장내매도를 통해 회사 지분을 처분했다.


김기철 부사장은 보유주식 1만5618주 중 9124주를 1주당 5480원에 매도해 4999만원을 회수했고, 김병수 부사장은 보유주식 2333주를 1주당 5390원에 전부 매도해 1258만원을 회수했다.


매도 규모는 작지만 시기가 문제였다.


이들이 주식을 매도하고 3일 뒤 에스넷은 대규모 미디어데이를 열고 회사의 사업을 소개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국내 AI 인프라 중 20~25%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하고 관련 보도자료도 배포했다. 이 자리에서 유인철 에스넷 STO(최고기술책임자)는 “지난해 회사의 AI 인프라 매출은 200억~300억원 수준이었는데, 5년 뒤 100%, 200%가 아니라 1000%, 2000%씩 뛸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 곧바로 찬물을 끼얹은 것도 회사 임원이다. 부사장들의 지분 매도 소식은 미디어데이 다음날인 23일 장 마감 뒤 나왔다.


회사는 때마다 잇따라 호재성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주가 부양에 힘쓰던 상황이라는 점도 임원의 지분 매도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지난해 6월 에스넷의 자회사 굿어스는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사업영역을 확대했다고 발표했다. 엔비디아 GPU 서버 및 AI 기반 데이터 분석, 예측 솔루션 및 메타버스 플랫폼 및 구축 서비스 지원을 위에 굿어스가 나선다는 얘기였다.


정식 계약은 아니지만 미국 증시를 주도하는 거대 기업과의 협업이 기대되면서 주가가 깜짝 급등을 하기도 했다. 이후 주가는 다시 박스권에 갇혔다가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것이 확인되자 다시 급등세를 탔다.


모처럼 주가가 오르자 주요 임원이 주식을 매도하는 행태가 불안한 이유는 그동안 에스넷이 각종 테마에 편승하기 위해 많은 시도를 해왔다는 점 때문이다.


지난 2019년에는 당시 핫했던 5G 테마 관련 행사와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각종 매체에 기고와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이어 2021년에는 메타버스 테마를 두고 같은 움직임을 보였으며, 지난해 초에는 삼성의 스마트싱크 관련 종목으로 언급되고 최근에는 클라우드과 챗GPT 테마주로 이름이 거론되는 중이다.


이렇게 주요 테마를 갈아타며 증시에서 이름은 거론됐지만 실적과 주가는 따라오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에스넷은 지난 2014년부터 최근까지 5000원과 1만원 사이의 박스권에서 주가가 횡보 중인 종목이다.


이 기간 연매출 2000억~3000억원, 영업이익은 100억원에 못미치거나 손실을 기록하는 수익성을 유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모처럼 엔비디아 이슈로 주가가 올랐지만 곧바로 임원의 주식 매도 공시가 나오면서 다시 상승세가 꺾였다. 27일 코스닥시장에서 에스넷은 전날보다 2.04% 떨어진 5290원을 기록 중이다. 전날도 2%대 약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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