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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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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받는 ‘中 석탄 붐’…중국발 미세먼지 어쩌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2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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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석탄발전소(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세계 최대 탄소배출국인 중국이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중국의 화석연료 의존도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22일(현지시간) 온라인 매체 제로헤지는 "(중국의 기후) 약속들은 현실과 상충된다 "며 "중국의 석탄 붐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앞서 세계 최대 탄소배출국인 중국은 2020년 9월 유엔(UN) 회의에서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정점을 찍은 뒤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이른바 ‘쌍탄(雙炭) 목표’를 선언했다.

그러나 2030년 시한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올 상반기 중국의 신규 석탄발전소 허가 규모는 52기가와트(GW)로 2021년 연간 규모를 이미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중국에서 현재 건설중인 신규 석탄발전소 규모는 136GW로 이 둘을 합칠 경우 전 세계에서 허가된 전체 석탄발전의 67% 이상을 차지한다고 제로헤지는 지적했다.

이처럼 중국이 석탄발전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배경엔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워낙 높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타티스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1차 에너지 소비량은 159엑사줄(EJ)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중 석탄이 차지한 비중은 55%로 가장 높았고 석유(17.67%), 천연가스(8.49%)가 뒤를 이었다.

중국 정부가 전력난을 막기 위해 총력을 가하고 있는 점도 화석연료 수요를 요인으로 거론된다. 지난 2021년 9월 대규모 전력 부족 사태가 발생했고 작년에는 가뭄에 따른 수력발전 감소로 전력 공급 부족을 겪은 바 있다. 이런 상황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으로 에너지 안보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졌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석탄 생산과 소비는 전년대비 각각 10.5%, 4.3% 증가했다.

문제는 중국의 석탄 수요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란 점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 8월 석탄 수입은 4400만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호주와 관계가 개선된 이후 호주산 석탄을 대량으로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미세먼지 주범으로 꼽히는 중국의 철강, 시멘트 분야에서도 생산 활동이 좀처럼 둔화되고 있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S&P 글로벌은 중국 정부가 탈탄소 목적으로 시행하는 철강 감선 정책에 미온적인 태도를 지난달까지 유지하고 있다며 그 결과, 올해 조강 생산량이 작년 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한 소식통은 S&P글로벌에 "올해 남은 2개월 안에 조강 생산량을 큰 폭으로 줄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이라며 "경제 성장이 최우선 과제라는 점을 감안하면 감산 정책과 관련해 정부는 연말까지 침묵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 올해 중국 조강 생산량이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려면 11∼12월 동안 하루 생산이 10월 대비 17% 감소돼야 할 것으로 추산됐다.

또 시멘트와 관련해 제로헤지는 애널리스트들을 인용해 "중국은 미국이 20세기 전반에 걸쳐 소비한 만큼 시멘트를 2년마다 소비한다"며 "시멘트 생산량은 앞으로 몇 년 동안 더 증가하고 수요 또한 수십년 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석탄이 시멘트 생산에 사용되는 에너지의 최대 8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에너지 집약도가 높은 산업인데 중국은 세계 1위 시멘트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

이런 와중에 중국 정부는 경기 회복을 위해 각종 부양책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중국 지방정부들이 최근 강도 높은 부동산 부양책을 발표한 데 이어 중앙정부는 1조위안 규모 특별국채 발행을 승인했다. 특별국채 추가 발행분은 올해와 내년에 절반씩 모두 인프라 투자에 사용될 예정이다.

제로헤지는 "중국의 에너지 안보와 경제 성장은 화석연료에 대한 수요를 얼마나 만족시키느냐에 달려 있다"며 "기후 위기를 둘러싼 서방의 정치적 압박은 이러한 기조를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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