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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올트먼 1명에 세계 AI 판이 출렁…‘역전극’ MS 주가 사상 최고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2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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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로고 뒤로 전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의 모습이 흐릿하게 비춰지고 있다.AFP/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인공지능(AI) 챗GPT의 ‘30대 아버지’ 샘 올트먼(38)이 스타트업 ‘오픈AI’를 완전히 떠나게 되자 AI 시장 판도가 출렁이고 있다.

그의 다음 행선지가 정보통신기술(IT) 최대 기업 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MS)로 낙점되면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20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 계정에 "샘 올트먼과 (전 오픈AI 이사회 의장이자 공동창업자인) 그레그 브록먼이 동료들과 함께 MS에 합류해 새 AI 연구팀을 이끌게 된다"며 해당 소식을 공유하게 돼 "매우 흥분된다"고 썼다.

올트먼 본인도 자신의 엑스 계정에 나델라 CEO의 게시글을 리트윗하며 "임무는 계속된다"고 적었다.

지난 17일 오픈AI 이사회가 올트먼 해임을 발표한 이후 벌어진 사흘간 혼돈 끝에 사태가 올트먼의 MS 행으로 일단락된 것이다.

이에 AI시장 판도는 MS가 약진하는 가운데 구글 등 경쟁사가 오픈AI 이탈 인력을 일부 흡수, 다소 간 반사이익을 보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대 수혜자는 MS, 최대 손실은 오픈AI의 몫이라는 게 대체적 전망인 셈이다.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이번 사태로 오픈AI가 타격을 입게 되면 MS가 오픈AI 투자에서 어느 정도 손해를 볼 수 있지만, 올트먼을 비롯해 오픈AI 핵심 기술팀을 직접 고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적은 대가를 지불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MS가 오픈AI 회사 전체를 인수·합병할 때 겪어야 하는 많은 규제 장애물과 싸울 필요 없이 핵심 지도부의 기술과 전략을 확보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 매체는 올트먼 산하 MS AI 그룹에는 GPT-4 책임자 야쿱 파초키, 오픈AI의 주요 연구원 사이먼 시도르 등이 합류할 것이 확실시된다고 전했다.

경제매체 CNBC도 여기에 챗GPT 등 개발에 결정적 역할을 한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CTO) 미라 무라티가 포함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웨드부시 증권의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이제 MS는 AI 개발에서 더욱 강력한 위치에 서게 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는 당초 전망과는 거리가 있는 결말이다.

오픈AI에 2019년부터 총 130억달러(약 17조원)를 투자한 MS는 오픈AI 이사회가 올트먼을 전격 해임했다는 발표가 나오자 주가가 출렁였다.

현재 기술 업계에서 최고의 가치를 인정받는 AI 개발에서 MS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오픈AI 지분 현황을 보면 MS가 49%를 보유하고 있다. 다른 투자자들과 직원들이 49% 지분을 갖고 있고, 나머지 2% 지분은 비영리 모회사가 보유하고 있다.

이에 금요일이었던 17일 당일 MS 주가는 전날보다 1.7% 떨어졌다.

그러나 올트먼을 재빠르게 영입한 나델라 CEO의 리더십이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것이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주말 나델라만큼 반전을 이룬 사람은 없었다"며 "MS는 올트먼을 비롯해 오픈AI의 유능한 연구원들을 영입할 수 있게 됐고, 실리콘밸리의 벤처 투자자라면 누구나 투자하려고 줄을 섰을 새로운 인공지능 연구소의 100%를 사실상 소유하게 됐다"고 전했다.

투자회사 벤처하이웨이의 아비랄 바트나가르는 엑스 글에서 "이제 사티아 나델라가 왜 이 시대의 가장 위대한 기술 CEO 중 한 명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트먼을 계속 보유하고 가능한 한 깔끔한 전환을 이루면서도 오픈AI를 파괴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투자회사 맥쿼리 연구원들도 "나델라가 오픈AI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야심 찬 인재를 확보하면서 자신만의 쿠데타에 성공했다"고 평했다.

이에 MS 주가 역시 반전, 이날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MS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05% 오른 377.44달러(약 48만 8596원)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16일 376.17달러를 넘어서는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다.

종가 기준 MS 시가총액은 2조 8052억달러(약 3631조 3314억원)로 상승하며 3조달러에 한 걸음 다가섰다. 시총 1위 애플(2조 9776억달러·3854조 5032억원)과의 격차는 약 6.1%다.

반대로 올트먼이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보낸 오픈AI는 극심한 내홍에 직면했다.

오픈AI 전체 직원 3분의 2에 해당하는 약 500명은 올트먼을 보낸 이사회의 사임을 요구하는 연판장을 돌렸다.

이들은 이사회가 사임하지 않을 경우 올트먼을 따라 회사를 떠나겠다며 초강수를 두는 상황이다. 직원들의 이런 움직임이 현실화할 경우 회사는 사실상 해체되는 셈이다.

특히 직원들은 한창 진행 중이던 우리사주 매각 계획이 무산된 데 대해 분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들이 보유 주식을 높은 가격에 현금화할 기회였으나, 올트먼이 떠나고 회사 가치가 추락하면서 주식 매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NYT는 "이번 사태의 명백한 패배자는 오픈AI 그 자체"라며 최고의 리더가 사라지고 직원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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