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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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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찍은 美 국채금리, 연준 금리인상 끝내나…"긴축을 채권시장에 외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3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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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최근 미 국채금리의 급등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을 끝낼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31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채권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4월 초 3.3%에서 8월 4.01%를 거쳐 지난주 5%를 돌파한 이후 현재 4.89%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채 금리가 오르는 배경에는 단기물보다 장기물 국채 금리가 높아지는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만기가 긴 채권에 추가로 요구되는 금리 수준) 상승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기간 프리미엄의 상승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대신할 수 있음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도이체방크 이코노미스트들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 긴축은 향후 1년간 경제활동을 0.6%포인트 줄일 정도이며,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3차례 올린 것과 같다고 평가했다.

연준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틸다 호바스 역시 최근의 기간 프리미엄 상승은 연준이 예고했던 연내 마지막 한차례 금리 인상을 대신하고도 남는다고 봤다. 기간 프리미엄 상승으로 향후 2년간 연준이 지난 9월 경기전만 당시보다 0.5%포인트 이상 금리를 더 내려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BNY 멜런 투자운용의 샤믹 다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원하는 긴축을 채권시장에서 하고 있다"면서 "이는 연준이 좀 더 신중해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일본 미쓰비시UFG파이낸셜그룹(MUFG)의 조지 곤칼브스 미국 매크로 수석 전략가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연준이 기본적으로 통화정책을 국채에 외주 줬다"면서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긴축을 건너뛸 것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한편 미 국채 10년물 금리 상승과 관련, 경제 지표 호조로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늦어질 가능성에 시장이 더욱 무게를 두게 됐고 장단기 금리 차 역전에 따른 기술적 요인도 매도세를 심화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화 가치 방어를 위한 일본의 미 국채 보유분 매각, 재정적자를 감당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장기 국채 발행 증가, 재정 건전성 악화에 따른 투자자들의 국채 수요 감소 등 수급적 요인도 영향을 끼쳤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각국 중앙은행이 단기간에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더라도, 인플레이션 변동성 확대로 주식 헤지수단으로서 채권의 매력이 줄어들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10년물 미 국채 금리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중동 정세 불안과 대출 비용 상승 등을 근거로 5%가 천장이라고 보지만, 미국의 현 기준금리 수준인 5.3% 정도까지는 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스위스 최대 투자은행 UBS는 1년 뒤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연 3.5%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을 포함해 글로벌 성장이 둔화하고 인플레이션이 완만해지면 실제 채권값은 상승하고 국채 수익률은 장기 균형 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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