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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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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에 고유가까지…"한은 등 亞 중앙은행, 추가 금리인상 예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3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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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강달러와 고유가 현상이 장기화하자 한국은행을 포함한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기준금리가 향후 6개월에 걸쳐 평균 0.13%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기간 유럽, 중동지역, 아프리카, 남미에서는 금리가 인하되고 나머지 선진국가들의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관측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달러 강세로 자국 통화가치 방어하기 위해 경기둔화 우려에도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해석이다. 아시아 각국의 기준금리는 미국에 비해 낮은 만큼,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도 큰 상황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아시아태평양 중앙은행들의 평균 금리인상 폭이 31%포인트로 집계됐는데 아시아를 제외한 선진국들의 인상폭은 84%포인트로 나타났다.

이런 배경에는 미국의 고금리가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근 1년여 사이 기준금리 상단을 0.25%에서 5.5%로 끌어올린 데 이어 고금리 장기화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재 아시아(인도네시아, 인도, 말레이시아, 필리핀, 한국, 대만, 태국) 기준금리는 평균 4.3%로 미국을 밑돌고 있다. 이에 따라 유로화·엔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현재 7월 저점 대비 6%가량 상승했다.

그 영향으로 달러 대비 한국 원화 환율은 이달 초 달러당 1363.5원에 마감해 지난해 11월 10일(1377.5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말레이시아의 경우 최근 달러당 4.7703 링깃을 기록, 1998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말레이시아 링깃화는 일본 엔화 다음으로 직격탄을 맞은 통화다.

여기에 달러로 거래되는 국제유가도 9월 고점에 비해 빠지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에 유지되고 있어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세계은행(WB)은 이날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분쟁이 다른 중동 지역으로 확산할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로 세계 석유 공급량이 하루 600만∼800만 배럴 줄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157달러까지 폭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최근 금리인상을 단행한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중앙은행은 추가 인상을 시사한 상태다. 한국, 인도 등 기타 아시아 국가들은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액을 활용해왔는데 이코노미스트들은 이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DBS 은행의 라디카 라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자국 통화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 재발의 이중 타격으로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긴축으로 돌아설 수 있다"며 "지속적인 평가 절하 압박은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재개하도록 설득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HSBC 홀딩스의 프레드릭 누만 최고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아시아 금리차가 달러화에 추가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며 "환율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은 다양하지만 이중 금리차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준의 추가 인상, 또는 시장금리의 급등은 한국과 인도를 포함해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또다시 긴축을 하도록 만들 수 있다"며 "(긴축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이들의 통화완화 계획이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한국은행을 포함해 아시아태평양 중앙은행들의 추가 긴축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한국은행이 최종금리 목표치를 이미 3.75%로 제시한 상황이라며 기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보험성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고 말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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