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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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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공장에서 탈출해 봤나요. 해보시면 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30 10:52

VR교육 전문업체 '페리굿' 이유고 대표 인터뷰



실제로 체험할 수 없는 사고 현장, 가상으로 겪어봐



"VR·메타버스 등 단순한 게임용 아냐…기술 접목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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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고 페리굿 대표. 사진=강현창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대부분의 사고는 갑작스럽게 일어난다. 예상하지 못한 일을 겪으면 대부분의 사람은 허둥대며 상황판단을 제대로 못 할 가능성이 높다. ‘사고가 발생하면 비상구로 탈출하라’는 단순한 원칙조차 막상 상황이 벌어지면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안타까운 일을 당한 사례가 많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각 기업은 각종 사고와 재난 방지를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가장 좋은 교육은 직접 해보는 것이다. 하지만 사고를 직원들에게 직접 겪게 할 수는 없었다. 결국 과거에는 안전교육을 시청각 자료를 통해 보여주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 기술의 발달로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을 활용한 안전교육이 대세가 되고 있다. 가상환경에 실제 교육생이 근무하는 산업현장을 그대로 구현해 다양한 상황을 체험하며 대응 훈련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사고 오감으로 체험 가능

VR을 활용한 안전콘텐츠 제작과 시스템 및 플랫폼 구축 전문 기업 ‘페리굿’의 이유고 대표를 28일 만났다. 이 대표는 VR 기술을 활용한 안전 교육의 강점을 "추락, 붕괴, 화재 등은 직접 겪어 볼 수 없지만 VR을 통해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VR을 이용한 안전교육은 강점이 많다. 가상 현실 체험은 단순하게 정해진 영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체험자의 시선변화가 그대로 반영된다. 자신이 볼 것을 직접 선택한다는 ‘능동적인 정보 인지 활동’이 이뤄지면서 교육에 대한 집중도와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기존의 방식보다 크게 높다.

비용적 측면에서도 장점이 많다. 만약 실제 위험상황을 구현하다가 실제 사고라도 발생한다면 감당할 수 없는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VR기술을 통해 교육콘텐츠를 만들어 이를 통해 교육을 진행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많은 비용절감이 가능하다.

VR기술을 활용한 이런 효과는 먼저 특히 건설과 중공업이 주목했다.

이 대표는 건설사와 배를 만드는 중공업 관련 회사들이 먼저 VR기술을 도입한 교육에 나섰다"며 "작업환경이 비교적 위험하다 보니 안전에 대한 니즈도 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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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굿의 VR 기술로 구현된 화재현장. 가상현실을 통해 안전하게 사고를 체험하고 대처방법을 교육할 수 있다. 사진=페리굿


◇단순 대피 아닌 상황별 절차 교육

하지만 현재 VR 안전교육의 활용은 일반적인 제조업 분야로도 확장되고 있다. 단순한 사고체험에서 전문적인 안전교육으로 콘텐츠가 넓어지는 중이다.

이 대표는 "VR 교육이 제네럴(General·일반)에서 스페셜(Special·특별)하게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쉽게 말해 화재와 붕괴 등의 상황은 해당 현장 근무자가 아니더라도 모두 체험과 교육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VR 안전교육의 깊이가 더해지면서 해당 근무자의 직무와 연관된 상황 대처로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VR을 활용한 체험으로 안전모를 쓰며 비상구를 찾는 수준의 경험을 했다면, 이제는 실제 근무자가 사용하는 기계를 정확한 순서로 셧다운시키거나, 보호해야 할 장비나 재료를 실제 상황 매뉴얼에 따라 옮기고 방재하는 등의 교육을 하게 된 것이다.

교육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건설이나 중공업이 아니라 일반적인 제조업 분야에서도 이제 VR안전교육을 찾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 대표는 "회사 설립 초기부터 안전보건공단과 협업하며 건설사와 조선업체 등에 설비와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며 "이제는 국내 1위 반도체와 전기차배터리 업체 등과도 협업해 관련 인프라를 납품했으며 군대와 방산업체, 에너지업체 등 다양한 분야로 고객층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VR·메타버스, 게임용 기술서 확장

이 대표는 VR은 물론 최근 이슈가 됐던 메타버스(Metaverse) 등 4차 산업이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기술 발전을 이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페리굿의 향후 사업의 확장도 기술개발에 맞춰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초기 VR기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게임과 성인물 등을 통해 높아진 게 사실이고 아직도 일반인들의 관심과 이해는 그 수준에서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실제 관련 기술은 B2B 업계를 중심으로 무궁무진하게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설명처럼 현재 대부분의 VR전문 업체는 게임회사에서 태동한 경우가 많다. 이 대표도 넷마블과 위메이드 등 게임사의 프로그래머 출신이다. 이 대표가 VR사업에 뛰어든 것은 게임개발 등으로 접했던 VR 기술을 본격적으로 활용해보기 위해 지난 2017년 VR전문기업 에이트원(당시 솔트웍스)에 입사하면서부터다.

이 대표는 게임에서 시작했던 관련 기술이 이제 메타버스를 향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산업현장은 혼자가 아니라 수많은 작업자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곳이기에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육과 체험 효과가 매우 뛰어나다"며 "메타버스는 물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교육 콘텐츠와 인프라 개발을 위해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k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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