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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 DB메탈 합병 '실패' 뒤엔 'ACT'있었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23 15:42

소액주주 의결권 플랫폼 '액트' 존재감 부각



국감서 이용우 의원도 우군… 소액주주 '대승'



DB그룹, 지주사 전환과 자회사 매각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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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 의결권 플랫폼 ACT 자료=홈페이지 발췌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DB그룹 내에서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DB Inc(이하 DB)가 DB메탈과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하면서 관련 소액주주운동을 주도했던 액트(ACT)에 대한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액트는 소액주주를 위한 전자위임 플랫폼으로 최근 잇따라 주주운동을 성공적으로 대행하면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20일 DB는 공시를 통해 "경제환경의 불확실성 증대, 합병 목적에 대한 시장의 오해와 일부 주주들의 우려 등을 감안해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며 DB메탈과의 합병을 철회했다.

DB는 지난 8월 이사회를 열어 DB메탈 흡수합병을 결의했고, 오는 12월 임시 주주총회에 이 안건을 올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계획에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지주사 전환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일었다. 무역과 브랜드 관련 사업을 하는 DB 입장에서 합금철 사업을 영위하는 DB메탈을 흡수해 얻는 시너지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인데다가, 합병을 통해 DB 그룹이 지주사 체계로 전환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매년 연말을 기준으로 자산총액이 5000억원을 초과하고 자회사 주식가액의 합계액이 자산총액의 50% 이상이면 지주사로 전환되며 이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해야 한다. 지주사로 전환되면 법에 따라 자회사의 주식을 모두 30% 이상 보유해야 한다.

DB그룹의 DB는 현재 이 기준에 부합되기 때문에 이대로라면 연말이면 지주사 전환을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2025년 말까지 현재 12% 가량 보유 중인 자회사 DB하이텍의 지분을 30%까지 늘려야 하기에 재무적인 부담이 크다.

하지만 이번 합병안이 추진됐다면 DB의 자산 규모를 크게 늘려 DB하이텍 주식가액이 DB 자산총액의 50% 미만으로 떨어질 예정이었다.

관련 합병이 예고되자 이에 대해 소액주주 측은 액트를 중심으로 지분을 모아 대응을 이어온 상황이었다. 여기에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KCGI도 유한회사 캐로피홀딩스를 통해 DB하이텍 지분을 7% 이상 취득하고 소액주주 운동과 뜻을 함께하기 시작했다.

결국 DB의 합병을 철회하게 만든 결정타는 액트 측이 날렸다. 방대한 공시자료를 분석해 김준기 DB 회장이 DB메탈에 지급보증을 해주고도 이를 은폐한 것을 액트 측이 밝혀낸 것이다.

국감시즌을 맞아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액트의 우군이 됐다. 이 의원은 문덕식 DB 대표를 국감장 증인으로 불러내 김 회장의 지급보증 문제와 지주사 전환을 위한 각종 꼼수를 지적했다.

이 의원은 "DB하이텍이 분모를 늘리거나, 분자를 줄이는 방식으로 지주회사 요건을 회피했다"며 "이 합병을 끝내 추진할 경우 배임죄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DB는 이번 합병을 철회하며 상황을 원점으로 되돌렸다. 이후 DB입장에서는 DB하이텍을 매각하거나, 지주사 전환을 받아들이는 선택지만 남게 됐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소액주주운동이 정교하고 조직적으로 변하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액트의 경우 이번 DB 뿐만이 아니라 이화전기와 이아이디, 대유, 샐리버리, DI동일, 이트론, DGP, 조광ILI, 만호제강 등 소액주주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주요 상장사에서 지분을 모으면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중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소액주주운동은 뜻이 있더라도 의결권을 모으기가 어려워 표대결에서 대주주에게 지는 일이 많았다"며 "하지만 이제 기술의 발달로 의결권을 모아주는 플랫폼이 탄생하면서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효과적으로 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k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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