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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최근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를 속속 재개하고 있지만 잔고는 오히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김기령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라덕연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던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가 지난달부터 재개됐지만 CFD 잔고는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CFD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데다 금융당국의 신규 지침 등에 따라 거래 요건이 강화되는 등 까다로워진 영향이다. 다만 거래 재개 증권사는 속속 늘어나고 있어 서비스 재개가 본격화되면 CFD 잔고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증거금 포함 CFD 명목 잔고는 1조186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일 CFD 거래 재개 직후 잔고(1조2703억원)보다 6.6% 가량 감소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13개 증권사의 CFD 잔고가 2조7697억원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1조원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반면 거래 재개 증권사는 늘어나는 양상이다.
현재 CFD 서비스를 운영 중인 증권사는 교보증권, 메리츠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KB증권 등 6개사다. 가장 최근 CFD 서비스를 재개한 곳은 KB증권으로 지난 4일부터 국내 주식에 한해 CFD 서비스를 다시 시작했다.
이들 6개사 외에도 키움증권은 아직 CFD 재개일은 미정인 상황이지만 지난달부터 개인 전문투자자 재신청 및 신규등록 업무를 재개했다. NH투자증권은 당초 이달 중 CFD를 재개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다소 미뤄진 상태다.
SK증권은 국내 주요 증권사 중 유일하게 지난 6월 CFD 거래 서비스 종료를 결정하고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이밖에 다른 증권사들은 아직 재개 시점을 검토 중이거나 사업 재개 여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FD는 투자자가 주식 등 기초자산을 직접 소유하지 않고 그 가격의 차액만 결제하는 파생상품으로 최대 2.5배의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 주가 하락 시 손실이 클 수밖에 없는 고위험 상품이기 때문에 지난 4월 라덕연 일당의 주가조작 사건에 CFD가 활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CFD를 재개한 증권사가 늘어나고 있지만 잔고가 감소세를 보이는 데는 여전히 CFD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최근 영풍제지·대양금속 하한가 사태가 발생하자마자 업계에서는 지난 4월 발생한 주가폭락 사태를 떠올리며 ‘제2의 CFD 사태’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금융당국도 이전 주가하락 사태와 마찬가지로 시세조종 의혹을 발견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CFD 계좌 개설 자격, 증거금률 등 요건 등이 강화된 점도 잔고 감소세의 원인 중 하나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 발생한 무더기 주가폭락 사태 이후 CFD 잔고 고시, 개인전문투자자 거래 요건 강화 등 CFD 관련 제도 개선에 나섰다.
개인전문투자자의 신규 계좌 신청 시 기존 비대면이 아닌 대면으로 진행해야 하며 장외파생상품 거래 요건을 별도 신설했다. 전문투자자 중 고위험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한 경험이 있어야 하며 최근 5년 내 1년 이상 월말평균잔고 3억원 이상을 보유해야 거래할 수 있게 개선했다. 아울러 증권사는 CFD 취급 규모를 신용공여 한도에 포함해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관리해야 하며 금감원의 행정지도로 운영 중인 최소증거금률(40%) 규제는 상시화됐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도 적극적인 영업활동보다는 당국의 지침을 반영하는 수준으로 CFD 운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KB증권은 당국의 개선안을 반영해 개인전문투자자의 장외파생상품요건을 신설해 운영 중이다. 또 영업점 방문을 통해서만 계좌를 만들 수 있으며 개인신용점수 750점 이상, 신용등급으로는 1~5등급인 고객으로 제한했다. 교보증권도 거래 요건 변경 등과 동시에 증거금율과 신용공여금액 한도를 조정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CFD 잔고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았던 증권사들이 우선적으로 서비스를 재개하는 분위기"라며 "CFD 재개로 고객 자산을 서둘러 유치하겠다는 목적보다는 당국의 지침이 새롭게 추가된 만큼 이를 시스템에 반영하면서 업데이트되는 부분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서비스를 재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