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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중공업 전경. 사진=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국내 주식시장에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상장 선박투자회사 ‘바다로19호’가 상장폐지된다. 절차가 완료되면 이제 증시에 상장된 선박투자회사는 남아있지 않게 된다. 향후 관련 제도가 정비되지 않는 이상 다시 선박투자회사가 상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설명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바다로19호가 오는 11월 22일 상장 폐지된다.
발행주식 대부분을 소각하는 방법으로 상폐될 예정이다. 오는 11월 1일 바다로19호는 전체 발행주식 1520만4주 중 단 4주만 남기고 1520만주를 강제로 유상소각(감자)한다. 유상소각에 따라 1주당 3156원의 소각대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하게 된다.
이후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법인 해산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바다로19호는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 하나 남은 선박투자회사다. 선박투자회사란 선박투자회사법에 따라 자산을 선박에 투자해 그 수입을 주주에게 배분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한 법인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선사들이 선박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국내 해운회사들도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산업 기반 붕괴를 우려해 도입한 제도다.
인가를 받은 선박투자회사는 사모나 공모 방식으로 주주들에게 자금을 모으고 여기에 금융기관의 차입을 더해 선박을 확보한다. 해당 선박을 선사에 선박을 임대하여 수익을 만들고 이를 매달 월배당 형식으로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2015년에는 선박투자회사를 통한 민간 선박펀드 조성금액이 약 9400억원(11개 펀드, 15척)에 달했다.
바다로19호도 지난 2011년 설립해 벌크운반선 두 척(Pacific Vision호·Pacific Dream호)을 중국계 조선사를 통해 건조한 뒤 매입해 HMM과 용선계약을 맺고 운용했다.
바다로19호가 상장폐지하는 것은 결국 보유 중인 선박을 매각했기 때문이다. 바다로19호는 지난 6월 한 척 남아있던 ‘Pacific Vision’호를 매각하고 마지막 수입분배를 진행했다. ‘Pacific Dream호’는 이미 지난 4월 매각했다.
그동안 바다로19호는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기대하는 기관투자자들에게 쏠쏠한 수익을 안겨준 종목이다. 선박투자회사의 특성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유일하게 월배당을 하던 종목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이후 매년 12% 내외의 시가배당률을 기록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시가배당률 순위 5위안에 꾸준히 들던 종목이다. 배당 시기도 월배당으로 짧아 복리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 장기적인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여기에 주가도 큰 등락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고정수입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니즈에 부합했다는 평가다.
한때 적극적으로 선박투자회사를 인가했던 정부의 입장도 이제 바뀌었다. 최근 새로운 선박투자회사가 나오지 않는 것은 선박투자회사 배당소득에 대한 과세 특례 제도가 일몰 폐지됐기 때문이다.
선박투자회사가 처음 등장할 때는 배 가격의 20~30%를 주식시장에서 자본금 형태로 조달하게 허용하면서 액면가액 3억원 이하 주식의 배당소득은 비과세, 3억원 초과 주식의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15.4%를 분리과세하는 혜택을 줬다. 하지만 이 특혜는 2016년 일몰됐다. 이후 새로운 민간 선박투자회사는 시장에 나오지 않고 있다.
선박투자회사와 해운업계의 과세 특례 부활 건의도 있었지만 정부 부처간 입장차이가 있어 관련 논의가 의미 있는 진척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마지막 선박투자회사의 상장폐지 소식에 금융투자업계는 아쉽다는 반응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운업 호황기라면 선박투자회사는 큰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이라며 "하지만 해운업 불황이 장기화되고 정책적인 지원도 끊기면서 선박투자회사를 다시 시장에서 만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