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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꺾인 카카오 투자③] 경영진도 자인한 카카오엔터의 오버밸류 투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23 07:00

카카오엔터 1년 새 영업권 1/3 손상처리… 오버 밸류 '후폭풍'



SM엔터 시세조정 협의서 카카오엔터-아크미디어 수장 연루 의혹



일부선 아크미디어 밸류에이션 과정서 보답성 밸류 의혹도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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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박기범 기자] 사법리스크 중심에 있는 카카오엔터는 SM엔터 시세 조종 혐의로 소환 조사를 받은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와의 밀월 관계에서도 중심에 있다. 관련 투자는 보답성 밸류에이션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엔터가 지난해 영업권을 대거 상각한 사실은 그들이 투자 기업을 고평가 하고 있었다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문어발식 경영을 해왔다. 2018년까지는 7개의 종속기업만 있었던 카카오엔터는 2022년 말 기준 53개의 종속기업을 거느리고 있다. 여타 다른 계열사보다 공격적인 M&A를 했고 그 결과 같은 기간 매출은 1876억에서 1조8648억원으로 10배 늘었고 총자산은 2521억원에서 3조4543억원으로 14배 늘었다.

더불어 영업권도 크게 불어났다. 2020년 초 830억원이었던 영업권은 20배 이상 증가해 1조8870억원이 되었다. 2021년 말 카카오엔터의 총자산 3조 7176억원의 절반 이상이 영업권이었다는 의미다. 영업권은 인수 및 합병하는 과정에서 웃돈으로 지불한 가치를 계상하는 계정이다.

영업권

2조에 육박하는 영업권은 1년이 지난 2022년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카카오엔터는 영업손실 138억원을 냈는데 당기순손실은 6298억원으로 불어났다. 기타비용으로 6676억원에 달하는 손상차손이 잡혔기 때문이다. 영업권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손상차손이 잡힌 것이다.

손상은 회수가능가액이 장부가액보다 적을 경우 인식한다. 회수가능가액은 사용가치와 순공정가치를 비교해 큰 금액으로 산정하지만, 통상적으로 사용가치만 판단하곤 한다. 사용가치는 무형자산을 사용해 얻을 수 있는 현금의 가치를 측정하는 것이다. 즉 미래현금흐름을 현재가치할인법(DCF)을 활용해 추정한다.


◇ 거액의 손상=경영진 인정한 ‘오버 밸류’


카카오엔터처럼 영업권의 1/3을 한 번에 손상으로 잡는 경우는 흔치 않다. 대규모 인수 후 사업연도가 1차례만 지났다면 더더욱 드물다.

또 손상 절차상 경영진도 인지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카카오엔터는 영업권 손상 검토 시 경영진이 승인한 재무예산에 근거해 판단했다. 카카오엔터 내에서 짠 대략적인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밸류에이션을 오랜 기간 담당한 관계자는 "보통은 평가회사의 사업계획을 받아서 현금흐름 추정이 합리적인지 질의응답 등을 통해 검토한다"면서 "이를 통해 결과치가 나오면 회사와 이야기를 하며 보완한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재무예산을 기초로 하고 산정하더라도 향후 회수가능성이 현재 장부가액보다 떨어진다는 의미다. 그는 "영업권 손상을 염두해 두고 인수하지 않겠지만 손상을 계상했다는 것은 회사에서도 인수 당시의 밸류를 평가 후 조금 달리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엔터가 오버 밸류로 인해 손상을 인식했고, 경영진이 검토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경영진 스스로 과중한 웃돈을 줬다는 걸 자인한 셈이다.


◇ 카카오엔터, 아크미디어 투자 의구심


그럼에도 카카오엔터의 공격적인 투자는 멈추지 않는다. 카카오엔터는 올 1월 아크미디어에 투자를 했다. 당시 아크미디어는 "당사는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을 일컫는 국내 현존 유니콘 기업 가운데 설립 후 가장 빠르게 유니콘에 진입한 기업으로 기록됐다"고 자평했다.

아크미디어의 유니콘 기업 등극은 카카오엔터의 투자 방식과 아크미디어를 이끄는 원아시아파트너스와 카카오의 밀월 관계로 인해 그 가치가 희석될 개연성이 있다. 비상장 주식은 공개시장에서 거래된다고 보기 어렵기에 온전히 객관적인 가치라 보기 어렵다. 또한 카카오엔터는 높은 웃돈을 지불해 스스로 1/3가량을 손상 처리한 이력이 있는 회사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만약 카카오엔터가 아크미디어에 보답성 밸류에이션으로 투자했다면 심각한 일이다"이라면서 "다만 카카오 투자 수장과 아크미디어 회장이 나란히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혐의를 받기에 밸류에이션 역시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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