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김종환

axkjh@ekn.kr

김종환기자 기사모음




경사노위 국감서 ‘한노총 불참·김문수 정치 중립’ 공방전…고성 충돌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17 16:04
답변하는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YONHAP NO-2505>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김문수 위원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종환 기자]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는 한국노총의 경사노위 참여 중단과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의 정치 중립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며 공방전이 벌어졌다.

한국노총은 지난 6월 산별 노조 간부에 대한 강경 진압에 반발해 대통령 직속 노사정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사노위 참여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여당은 한국노총을 비판하는 동시에 경사노위 복귀를 촉구하며 김 위원장을 향해 윤석열 정부 노동정책을 제대로 뒷받침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노총 출신의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은 "이중구조 해소에 노사정 할 것 없이 큰 관심을 갖고 있는데, (한국노총이) 법정 대표인데도 참여하지 않는 것은 자기 책무를 다하지 않고 몽니를 부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 의원은 김 위원장에게 "한국노총 간부나 만나고 할 것이 아니라 국민을 향해 (노동 정책의 진정성 등을) 호소하라"라고도 말했다.

같은 당 박대수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한국노총이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지지를 선언한 것을 언급하며 "한국노총의 복귀가 불가능하다면 플랫폼 노동자, 조선업 종사자 등의 대표들을 뽑아서 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한국노총이 경사노위 불참을 선언하면서 사회적 대화가 중단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노동계가 논의에 참여하도록 포기하지 않고 설득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야당은 김 위원장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았다며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야당 간사인 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김 위원장이 지난 6월 ‘자유민주주의를 위한 국민운동’ 출범식에 참석해 축사를 한 점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 단체가 무슨 단체인지 봤더니 2024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180석 이상 당선되는 걸 제1 목표로 한다"며 "이런 정치단체 행사에 참석할 의사가 있다면 위원장 타이틀을 걸고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전용기 의원은 최근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자 김 위원장이 페이스북에 ‘삼권분립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고 적은 것을 두고 "사회적 대화를 이끌어야 할 위원장은 색안경을 내려놓으라"고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정치적 색안경을 끼고 있기에 경사노위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전 의원의 비판에 대해서도 "(색안경은) 전 의원도 끼고 있다. 그런 색안경은 모두 끼고 있는 것"이라며 "일체의 정치적 발언을 하지 말라는 요구는 옳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과 김 위원장은 목소리를 높이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설전은 노 의원이 질의 시간에 김 위원장이 한 단체에서 강연한 영상을 보여주면서 시작됐다.

노 의원은 영상 속 김 위원장의 발언을 언급하며 "‘국민이 깨어나지 않으면 민주주의가 좌익이나 간첩이 놀기에 가장 좋은 곳인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정치학 교과서에 다 나온 내용이고 사실"이라고 대답했다.

두 사람의 공방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참석하지 않아 경사노위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고 노 의원이 지적하면서 더욱 가열됐다.

노 의원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간부를 직접 만난 적 있나"라고 묻자 김 위원장은 "만난 적 있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재차 "없는데 있다고 하나. 길 가다 만난 적 말고 대화의 창구에 들어오게 하기 위해 만난 적 있나"라고 재차 물었고, 김 위원장은 "만난 적 있는데 왜 없다고 하나"라며 받아쳤다.

노 의원은 "만난 (것을 증명할) 통계를 가져오고 거짓말이면 책임지라"며 "한국노총이 경사노위에 안 들어가는 것은 김 위원장이 있기 때문"이라고 몰아세웠다.

이에 김 위원장은 언성을 높이면서 "그런 말씀 하지 말라"며 "무슨 근거로 저 때문에 안 들어온다고 하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노 의원이 "경사노위 정상화를 위해 그만둘 생각 없나"라고 묻자 김 위원장은 "의원님이 그만두라고 한다고 그만두겠나. 그런 말씀도 함부로 하시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지금 국감 하러 오신 것 아닌가‘라는 민주당 의원들의 지적에도 "의원으로서 품격을 지켜야지, 왜 거짓말을 한다고 하나. 제가 무슨 거짓말을 했나"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급기야 민주당 소속 박정 환노위원장이 "지금 국감 중이고 의원은 국민을 대신해 질의하는데, 그렇게 고성을 지르는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제지하면서 소란은 가까스로 정리됐다.
axkjh@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