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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성실공시 아랑곳 않는 헬릭스미스 이사회…'카바엠을 위하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12 15:41

대주주 카나리아바이오엠 납입일 연기 안건 처리
카바엠은 벌점 없고 헬릭스미스는 벌점 가능성 커
소액주주 대표 이사진은 안건 반대 "연기할 실익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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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릭스미스 CI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코스닥 상장법인 헬릭스미스의 이사회가 유상증자 납입을 연기하는 안건을 결의하면서 일반 소액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대주주를 위해 정작 회사에는 불리한 결정을 했다는 게 그 이유다.

소액 주주 측의 이사진은 해당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지만, 최종적인 안건 통과를 막지는 못했다.



◇헬릭스미스 보다 카바엠 살리기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헬릭스미스는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제삼자 배정 유상증자 납입일 변경의 건’을 처리했다. 이날로 예정됐던 유증 납입일을 내년 4월 25일로 미루는 안건이다.

해당 유상증자는 8개월 전인 지난 2월 7일 열린 이사회에서 진행이 결정된 사안이다. 인수인은 대주주인 K-OTC의 카나리아바이오엠으로 헬릭스미스 보통주 93만6066주를 총 100억원을 들여 인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금 납입이 수차례 연기되면서 아직 유증은 진행되지 못했다. 4월 초에 유증 대금이 납입되고 신주를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헬릭스미스 이사회는 수차례 납입일정을 연기했다. 이번에 열린 이사회는 최초 유증 결정 뒤 다섯번째로 열린 것이다.

그 사이 헬릭스미스의 주가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그 결과 카나리아바이오엠 입장에서 헬릭스미스의 유증에 참여하면 손해를 보게 되는 수준이 됐다. 처음 유증을 결정할 당시 1만2000원대던 주가는 최근 4000원선으로 내려왔다. 유증 신주의 1주당 발행 가격이 1만683원이다.

문제는 유증 연기로 헬릭스미스가 불성실공시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코스닥 상장사는 최초 유증 공시에 기재한 납입일에서 6개월 이상 연기하면 불성실공시 대상이 된다. 그에 따른 벌점과 공시위반 제재금을 부과받게 된다.

반면 유증 연기로 이익을 누리는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손해가 없다. K-OTC 운영규정에 따르면 유증 철회는 공시 번복으로 제재 대상이 되지만 유증 납입 연기는 불이익이 없다.

현재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앞으로 1점의 벌점만 더 받아도 K-OTC 시장에서 퇴출된다. 이번 헬릭스미스 이사회의 결정이 카나리아바이오엠을 살린 것이다.



◇"최대주주 위해 회사에 불리한 결정"

한편 헬릭스미스 이사회 내부에서 각 이사들의 입장은 엇갈린다. 유증 연기 결정과 함께 공시된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이번 이사회에서는 이사진 8명이 모두 출석했다.

이사회에서 회사 측이 선임한 윤부혁 대표와 김선영 CSO(회사 설립자), 유승신 CTO, 김정만 법무법인 정행인 대표변호사, 조승연 법무법인 SC 대표변호사 등 5명의 이사가 찬성하고 소액주주 측이 선임한 최동규 특허법인 화우 대표변리사, 김훈식 유티씨인베스트먼트 고문, 박재석 한화에이스스팩4호 대표 등 3명의 이사진은 반대표를 던졌다.

소액주주 측 이사진은 처음부터 이번 유증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최초 이사회 회의록에서 이들은 "증자는 파이프라인 연구 목적보다는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보인다"며 "최대주주를 대상으로 할인발행을 하는 경우도 드물고 당장 자금 조달이 시급하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헬릭스미스의 주가가 유증 신주 가격보다 낮아진 뒤에는 더욱 유증을 강행하거나, 할거라면 납입을 연기해 줄 이유가 없다는 게 소액 주주 측 이사진의 설명이다.

김훈식 이사는 헬릭스미스 주가가 8000원대를 기록하던 지난 6월 이사회에서 "개인 입장에서 프리미엄을 주고 들어올 이유가 없다며 "납입연기를 해야 할 실익이 없어 (유증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박재석 이사도 "아무런 보상없이 대금납입을 계속 연기해 주는 것은 회사의 이익에 정면으로 반한다"며 "자금부족을 이유로 인원을 감축하고 조직을 축소하며 사업을 줄여나가면서 받을 돈은 받지 않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 헬릭스미스 주주는 "회사의 창업주가 회사를 팔아넘긴 뒤 회사가 아니라 대주주를 위해 부역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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