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연합뉴스 |
이 전 대표는 12일 새벽 페이스북 글에서 "2020년 4월, 총선에서 보수 대결집으로 패배한 이후 서울시장 보궐 선거를 거쳐 대선과 지선을 걸쳐 쌓아올린 자산이 오늘로서 완벽하게 리셋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의 결과는 17.87%라는 21대 총선 강서구 합산 득표율 격차에서 거의 변하지 않았다. 그 중간에 이기는 길을 경험해 봤음에도 그저 사리사욕에 눈이 먼 자들이 그걸 부정해왔던 것"이라고 일침했다.
그는 특히 "더 안타까운 것은 이제부터 실패한 체제를 계속 끌고 나가려는 더 크고 더 비루한 사리사욕이 등장할 것이라는 것"이라고 다소 의미심장한 암시를 남겼다.
앞선 자신의 분석이 정확히 맞아 떨어지자 차기 총선과 관련해서도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을 것으로 풀이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밤부터 진행된 개표가 100% 완료된 결과, 진 후보는 득표율 56.52%(13만 7066표),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는 39.37%(9만 5492표)를 기록했다.
두 후보 격차는 무려 17.15%p 차이였는데, 이는 지난 21대 총선 데이터를 근거로 한 이 전 대표 분석과 일치하는 수치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0일 CBS 라디오에서 ""21대 총선 때 강서구에서 한정애, 진성준, 강선우 후보에 비해 우리 후보들이 평균 17.87%(p) 적게 받았다"며 "그럼 2020년 총선보다 ‘지금 분위기가 좋냐, 안 좋냐의 문제’다. 저는 그냥 안 좋다고 단언한다"고 확신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본 투표 하루 전인 당시부터 최종 투표율 추이까지 정확히 예측했다.
그는 "사전투표가 높게 나왔다고 해서 본 투표도 높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본 투표는) 이제 집 가까운 데서 투표하려고 하는 나이 드신 분들이다. 이게 낮으면 국민의힘은 불리하다"고 전망했다.
실제 이번 선거 사전투표율(22.64%)은 역대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를 통틀어 가장 높았지만, 최종투표율(48.7%)은 최근 재·보궐선거에 미치지 못했다.
이 전 대표는 또 이번 국민의힘 선거 전략에 대해 "그냥 무전략 인력 동원"이라고 혹평했다.
이 전 대표는 당 재개발 공약 등과 관련 "2006년에는 오세훈 시장이 뉴타운 열풍으로 됐었다. 근데 그 다음부터는 부동산만 갖고 선거 치르는 게 그렇게 유의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민주당 같은 경우는 전세 사기 관련해 기자회견하던데, 강서구를 분석해 보면 특히 저희 표가 안 나오는 지역에서 세입자 비율이 높은 편"이라며 "그쪽에 가서는 전세 사기나 이런 대책들을 진지하게 다루는 게 필요"했다고 분석했다.
이 전 대표는 당 교통 공약 부재에도 "(당이) 9호선 증차, 증결 이거 두 가지를 이야기했어야 된다. (그런데) 끝까지 입에서 안 나온다"라며 "왜냐하면 아무도 지하철 안 타니까"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 전 대표는 이밖에도 이번 선거 원인 제공자인 김 후보를 경선으로 공천한 김기현 대표가 책임을 회피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내놓은 바 있다.
그는 "기획을 대통령이 했으면 대통령이 끝까지 책임지게 모든 것을 그 방향으로 몰아줬어야 된다"며 "이번에 경선을 했지 않나. 대통령 의중인데 그냥 전략공천 해버렸어야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어느 정도의 책임을 김기현 지도부가 분담해서 져야 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선거는 김 후보가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으로 특감반의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했다가 지난 5월 대법원 유죄 확정판결을 받아 구청장직을 상실하면서 치러지게 됐다.
한편, 선거 결과나 나온 뒤에도 김 대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승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의 각성과 민생 회복을 명하는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다"라며 "한때 집권당이던 저희 민주당의 안일했음과 더 치열하지 못했음과 여전히 부족함을 다시한번 성찰하며, 국민의 공복으로서 민생, 경제, 안전, 평화, 민주주의 회복에 사력을 다하겠다고 재삼 다짐한다"고 자세를 낮췄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