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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카카오페이증권 본사 전경. |
[에너지경제신문 성우창 기자] 키움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이 오는 11월까지 미국주식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실시한다. 토스증권이 해외주식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시장 점유율을 급격히 키우는 반면, 키움증권의 점유율은 올해 내내 하락세에 놓였기 때문이다. 토스증권과 비슷한 시기 출범했고 사업구조마저 유사한 카카오페이증권 역시 실적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출혈경쟁’에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기존 1개월 동안 진행되던 미국주식 거래수수료 0% 이벤트의 기간을 오는 11월 30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벤트 대상은 그간 키움증권에서 미국주식 거래 경험이 없던 투자자며, 무료 혜택 기간이 지난 후에도 10개월간 할인 수수료가 추가 적용된다.
카카오페이증권도 미국주식 매매 수수료 무료화 행렬에 동참했다. 오는 11월 3일 진행되는 이번 이벤트에서는 넷플릭스·마이크로소프트 등 인기 주식·상장지수펀드(ETF) 10개 종목에 대해 순차적으로 0% 거래 수수료를 적용하게 된다.
두 증권사의 이번 이벤트는 최근 해외주식 위탁매매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토스증권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핀테크 기반 간편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주 무기로 삼는 토스증권의 점유율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토스증권은 올해 5월 기준 출범 후 불과 2년 만에 시장 점유율을 21.1%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 규모는 올 상반기 말 기준 벌써 업계 5위(338억원)에 도달했다.
2023년 상반기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 상위 5개사 | |
증권사 |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수익 |
미래에셋증권 | 733억원 |
삼성증권 | 636억원 |
키움증권 | 533억원 |
NH투자증권 | 397억원 |
토스증권 | 338억원 |
출처=금융투자협회 |
반면 브로커리지 절대 강자로 불리던 키움증권의 입지는 흔들리고 있다. 키움증권의 해외주식 위탁매매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0월 41.9%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점차 줄어들며 올 8월에는 28.8%까지 쪼그라들었다.
토스증권과 ‘핀테크 라이벌’ 구도를 이루는 카카오페이증권도 이런 토스증권의 성공이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다. 양 사 모두 간편 MTS를 중심으로 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토스증권이 올 상반기 96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영업익 적자(-40억원) 극복을 코앞에 두는 동안, 카카오페이증권의 매출은 400억원을 밑도는 등 큰 차이를 보이는 중이다. 카카오페이증권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타 증권사가 가진 브로커리지 시장 점유율을 가져와야만 하는 상황인 것이다.
‘서학개미’가 증권업계 리테일 시장에서 다시금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른 점도 출혈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019년 84억달러 규모에 불과했던 미국주식 보관금액은 지난 2020년 373억달러, 2021년 678억달러까지 성장했다. 이후 글로벌 증시 침체가 심화됐던 2022년에는 442억달러로 줄었으나, 올해 현시점까지 627억달러까지 회복되며 그 중요성이 재부각됐다. 이미 미래에셋증권 등 일부 대형사들은 지난 상반기부터 연말까지 미국주식 무료 수수료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에서 해외주식 거래 시장이 그리 크지 않다 보니, 이벤트 등 마케팅에 따른 점유율 변동성도 상당히 큰 편"이라며 "그런 상황에서 타 증권사들이 앞다퉈 무료 수수료 이벤트를 실시하면 다른 증권사들도 시장 점유율을 잃지 않기 위해 같은 전략을 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