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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M&A 실사 잡음… 매각주체 간 미묘한 온도차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10 15:00

HMM M&A 부실 실사 논란 이어져



지분율은 대동소이하지만 경영관리단은 해진공에서 파견

HMM상하이호


[에너지경제신문 박기범 기자]HMM(옛 현대상선)의 인수합병(M&A)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산업은행이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의 대주주이지만 해진공에서 경영관리자를 파견하는 구조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10일 HMM 협상(DEAL)에 참여하고 있는 복수의 관계자는 "매각 관련 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컴플레인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는데 고쳐지지 않는다"면서 "8주의 실사 기간 중 절반 이상이 지났음에도 자료를 거의 제공하지 않아 실사 자체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HMM 매각전은 상세 실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 달 6일부터 매각주간사인 삼성증권은 8주간 LX, 하림-JKL컨소시엄, 동원그룹 등 적격인수후보자에게 가상비디오룸(VDR)을 오픈했다. 실사 과정에서 인수후보자들은 매각 측에서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HMM의 잠재적인 리스크를 점검하고 △사업실사(CDD) △재무실사(FDD) △법무실사(LDD) △세무실사(TDD) 등을 수행한다.

특히 HMM과 같은 큰 딜에서는 실사 절차 중 어느 하나를 허투루 할 수 없기에 많은 인력이 투입돼 한정된 시간 동안 자료를 분석해 최적의 본입찰 가격을 산출해 낸다. 그런데 자료를 제공받지 못하면 실사 자체가 이뤄질 수 없다.

부실 자료 논란이 이어지는 이유는 HMM의 매각주체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간 매각을 둘러싼 입장 차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HMM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한국전력의 적자로 인해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 급락했다. BIS비율이 낮으면 은행의 신인도가 떨어지고 퇴출까지 이어질 수도 있기에 올해만 두 번이나 정부가 유상증자를 통해 산은에 자금을 지원했다. HMM 매각을 통한 재무건전성 확보가 절실하다.

반면 또 다른 매각주체인 해진공은 사정이 다르다. HMM은 해진공의 핵심이며 가장 큰 익스포져를 차지하고 있다. 해진공은 정부가 해운업 지원방안 목적으로 설립한 공공기관으로 2018년 설립됐다. 해진공은 기존 한국선박해양 보유하던 HMM의 주식을 포괄승계 받으며 지배력을 행사하기 시작했고, 그해 10월부터 산업은행과 HMM을 공동관리하며 경영권도 행사했다. HMM에 대한 해진공의 입김은 2022년 이후 더욱 커진다. 2021년까지 이어진 공동관리가 2022년 이후부터는 해진공이 단독 관리로 바뀌며 해진공에서만 경영관리단을 파견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실사와 같은 세부적인 검토 과정에서는 해진공의 입김이 더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산업은행이 최대주주이더라도 경영관리단은 해진공에서 파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진공 관계자는 "매각은 산업은행이 주도하고 있으며 자료 제공 주체도 매각주관사인 삼성증권이다"면서 "해진공 역시 BIS 비율에 문제가 되고 있고 HMM은 우리가 지원하는 160개 해운산업 기업 중 하나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경영권리단은 매각이 끝나면 아무런 권한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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